안대국 기자 dkahn@businesspost.co.kr2020-04-2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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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정책과 공급 확대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를 줄이기 위한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필요한 종부세법 개정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뿐 아니라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 고양 창릉신도시 지구 조감도.
21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합해 180석을 확보하며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 내놓은 12·16대책의 핵심인 종부세 강화를 위한 후속조치인 종부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이른 시간 안에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종부세법 개정은 12·16대책 시행에 필요한 후속 입법이다. 종부세법 개정안에는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에 종부세 세율을 기존보다 0.1~0.3%포인트 올리고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의 종부세 세부담 상한을 200%에서 300%로 올리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이상이거나, 청약 경쟁률이 5 대 1 이상인 지역을 말하는데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는다. 세부담 상한이란 계산된 종합부동산세가 전년의 300%를 넘더라도 300%까지만 부과한다는 뜻이다.
다만 1가구 1주택를 대상으로 한 종부세 완화 가능성이 종부세법 통과시점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종부세 인상,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서울 강남3구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요지의 공약을 내걸었으나 선거 패배로 동력을 잃었다.
다만 1가구 1주택 종부세 완화 문제는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고려하고 있어 여야 협상에 따라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추진 여부를 놓고 "선거 과정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기에 배제하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20대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으면 해보고 아니면 21대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화를 찾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총선 유세현장에서 “별다른 소득이 없는 1가구 1주택 장기거주자의 현실을 감안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종부세 부담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말하기도 했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재개발·재건축조합 및 주택조합의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정책도 민주당의 압승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애초 계획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3월18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애초 4월28일까지로 두었던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관련 경과조치기간을 7월28일까지로 3개월 늘리는 입법예고를 한 바 있다.
대한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등은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국토부에 분양가 상한제 경과조치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민주당의 승리에 국토부는 추가 연장하지 않는다는 원안을 유지할 힘을 받게 됐다.
최민석 국토부 주택정책과 사무관은 “현재로써는 분양가 상한제 경과조치기간을 늘릴 계획은 없다”며 “기존 방안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거세게 반대했던 3기 신도시 건설계획도 민주당의 총선 승리로 힘을 받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3기 신도시 대상인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부천 대장, 고양 창릉, 안산 장상 등 6개 지구가 속하거나 인접한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특히 고양 창릉지구에서는 한준호 민주당 후보(경기 고양을)가 당선된 것뿐만 아니라 이용우 민주당 후보(고양정)가 김현아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김현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창릉 신도시 철회’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반대하는 의원들이 낙선해 정책 추진에 견제를 받는 일이 없어지고 후속절차에도 속도를 낼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부동산시장에서도 종부세 강화 등 정부의 가격 안정정책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중개업 관계자는 “총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확실한 가격변동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매수자들은 대체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다주택 종부세 영향으로 조금 더 빨리 처분했으면 하는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대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