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모바일앱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비대면 영업채널을 강화하고 디지털 분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험 영업환경이 점차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비대면 채널 강화는 두 회사의 합병 뒤 시너지 창출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
15일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보험설계사의 대면 영업활동에 차질이 커지며 대부분의 보험사가 상품 판매와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신한생명은 모바일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 영업이 다른 보험사보다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타격을 어느 정도 방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다양한 보험 영업채널을 구축한 성과로 코로나19와 같은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 고객이 모바일앱으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상품에 가입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최근 들어 보험사들도 적극적으로 온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면영업 차질은 이런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업의 온라인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특히 보험 분야에서 비대면 중심의 판매채널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신한생명 계열사인 오렌지라이프도 최근 보험설계사에 주로 의존하던 영업방식을 시대 변화에 맞춰 근본적으로 바꿔내야 한다는 목표를 두고 사업모델 혁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영업전략회의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보험 본질의 혁신을 추진하고 디지털 환경에 맞춘 서비스로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생명과 같이 시장 변화에 맞춰 디지털 중심의 보험 영업을 강화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7월 합병이 예정된 만큼 영업방식과 판매채널을 중장기적으로 일원화할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가 모두 비대면 채널 강화를 위해 디지털 기술 발전에 집중하고 있던 만큼 영업 통합 과정도 비대면 영업채널을 중심에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생명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 계열사와 모바일 플랫폼을 연계해 보험 판매채널을 운영하며 최근 업계 최초로 비대면 보험 가입에 필요한 서류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3월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올해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 기반 확대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성 사장은 보험개발원장으로 일할 때부터 한국 보험업계가 보험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인슈어테크' 분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적이 있다.
오렌지라이프도 보험 심사와 고객관리 등 솔루션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며 다방면으로 신기술을 적용하는 데 힘쓰고 있는 만큼 두 회사가 합병 뒤 디지털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
신한생명은 텔레마케팅과 모바일, 은행 영업점을 활용한 '방카슈랑스' 등 채널을 주력으로 하는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아직 대면영업에 중점을 두고 있어 영업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 회사가 모두 시장 변화에 맞춰 비대면 영업채널의 비중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합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협력을 강화할 공산이 크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로 신한금융 모든 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제시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조 회장이 정기적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경영진과 경영회의를 열고 합병 관련된 현안을 점검하기로 한 만큼 두 회사의 디지털 역량 결합과 관련된 계획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