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설까?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이대로 가다가 금호타이어가 역대 최악의 3분기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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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 회장은 지난 7월 금호타이어를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17일 교섭을 재개했다. 노조가 16일 추석 전 타결을 위해 회사에 교섭재개를 요청했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노사는 당분간 집중교섭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파업에 들어간 직후부터 박 회장이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4일 “박 회장의 결단이 있을 경우 파업을 유보할 수 있다”며 “박 회장이 전향적 수정안을 제시해달라”고 밝혔다.
노조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가격으로 7047억 원을 채권단에 제시한 지난 9일에도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8월보다 544억 원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용단을 내렸다”며 “조합원들의 생존이 달려 있는 교섭에 대해서도 매듭을 지어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달 말 박삼구 회장에 대한 퇴진투쟁을 전개하겠다며 회사를 압박했다.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과 허용대 노조위원장의 단독면담이 진행된 지난 10일 김 사장은 허 위원장에게 “위쪽에 잘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노조는 32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금호타이어의 매출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6일까지 매출손실 규모를 1300억 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2분기 매출 7845억 원의 17%에 이른다. 매출손실 규모는 하루에 40억~50억 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호타이어의 주고객인 완성차회사들의 신뢰가 무너져 앞으로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파업이 끝난다 해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평소의 20~30%에 그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3분기 실적은 역대 최악이 될 수 있다”며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진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사태가 앞으로 금호타이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역대 최장기간 파업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도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는 이유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상황에서 앞으로 노사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노사의 기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을 거치는 지난 5년 동안 금호타이어 노사관계는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
노조는 2013년을 제외하고 워크아웃 기간이었던 2010년부터 매년 파업을 벌였다.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들은 워크아웃 당시 임금, 상여금, 수당 등이 삭감돼 1년차부터 9년차까지 동일한 임금을 받았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의 본질은 임금피크제도 일시금도 아니다”며 “다시 워크아웃 때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조합원의 간절함”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직전인 2009년 8월과 워크아웃 도중인 2011년 3월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노조의 파업에 강경하게 대응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워크아웃 때처럼 조합원을 통제하려 한다”며 “박 회장의 무리한 차입으로 그룹이 경영위기를 겪고 얼마나 많은 조합원에게 고통과 아픔을 주었는지 경영진은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