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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두산중공업에 '대주주 책임' 강력 요구, 고강도 자구계획 나오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3-29 15: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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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두산중공업에 '대주주 책임' 강력 요구, 고강도 자구계획 나오나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두산중공업에 1조 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대주주의 고통분담을 재차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이 말 그대로 ‘뼈를 깎는 노력’이 담긴 자구안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두산중공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경영 정상화가 안 된다면 대주주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상상황에서 자금을 지원하긴 했지만 ‘대가 없는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내세운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면 두산그룹 오너일가가 담보로 내놓은 주식을 몰수할 수 있다는 경고로도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이동걸 회장이 취임한 뒤 대기업에 일방적 자금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이번 두산중공업 지원도 ‘고육지책’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이 “두산중공업이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실업에 따른 사회적 악영향, 지역경제 타격을 고려해 정책적 자금지원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자금지원으로 여러 가지 부담을 안게 됐다.

우선 부실기업에 혈세를 투입한다는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두산중공업의 자체 경쟁력과 생존 가능성 등을 놓고 여전히 의구심이 따라붙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다른 기업의 지원 요청을 거절하기가 난감해진 점 역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기업 및 산업과 비교해 특혜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쌍용차가 산업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여러 논란을 피하려면 두산그룹이 이 회장을 비롯한 채권단은 물론 시장이 납득할 만한 강도 높은 자구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전체 차입금 4조9천억 원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4조2천억 원, 이 가운데 당장 갚아야 하는 돈만 1조2천억 원이다.   

그러나 이번 위기가 핵심사업인 원전사업의 붕괴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에서 볼 때 근본적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원전사업을 메울 새 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나 가스터빈, 발전소 관리솔루션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 주력산업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두산그룹은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이 발표된 날 입장문을 통해 “대주주를 포함한 전 계열사 모든 임직원이 고통분담을 하는 각오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두산가 3~4세는 물론 20대인 5세들이 보유한 지분까지 담보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2명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1조 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동걸 회장은 원칙주의자다. 산업은행 회장에 오른 뒤 여러 기업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 기업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왔다.

기업 구조조정에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기업 스스로가 정부 지원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구안을 제출한 지 단 하루 만에 공개적으로 ‘퇴짜’를 놓기도 했다. 실행에 옮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하고 매물로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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