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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진칼 주총 안건마다 날선 대결, 결과는 너무 싱거웠다.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0-03-27 17: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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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진칼 주총 안건마다 날선 대결, 결과는 너무 싱거웠다.
▲ 27일 서울 소공동 한진칼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석태수 대표이사가 진행을 하고 있다. <한진칼>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의 결과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나타났지만 현장은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KCGI-반도건설 연합(주주연합)의 날선 신경전으로 뜨거웠다.

주주총회 운영진과 참석자들 모두 점심도 거른 채 팽팽한 대결을 이어갔고 서로 법적 문제를 꼬집으며 주총 이후 대결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27일 서울 소공동 한진칼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150여 명의 주주들로 가득 메워졌다.

한진칼은 절차적 문제로 주주연합에게 추후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듯 주주총회 절차를 엄격하게 진행했다.

주총은 중복된 위임장을 확인하기 위해 오전 9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3시간가량 늦게 시작됐으며 오후 5시30분에야 주총이 끝났다.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및 반도그룹 주주연합(주주연합)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쟁한 결과를 내는 날이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이라 엄격하게 확인해야 해 시간이 걸렸다.

안건 하나의 결과가 나올 때마다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는 주주와 주주연합을 지지하는 주주들은 서로 발언권을 얻어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코로나19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주주들의 목소리는 주총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컸다.

주주들은 서로 ‘끌어내라’, ‘그만해라’, ‘발언권을 달라’ 등 크고 작은 고성을 주고 받으며 날선 반응을 보였지만 사회자는 양측에 발언권을 동등하게 주며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했다.

주총 결과와 관계없이 양측은 법적 분쟁 불씨를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반도건설 의결권 인정 여부를 놓고 주총 사회자가 반도그룹의 의결권 가운데 법원의 가처분 결과에 따라 5%를 넘는 지분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곧장 반도그룹 대리인은 현재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즉시항고 한 만큼 앞으로 의결권 제한를 놓고 본안소송 등으로 다투겠다며 응수했다.

이번 주총만으로 최종 승부가 갈리지 않을 것인 만큼 기세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도가 느껴졌다.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역시 주총장에서 뜨거운 이슈로 다뤄졌다.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하면서 대한한공 리베이트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채이배 의원은 주총 개회에 앞서 기자에게 "한진칼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지주회사로서 어떤 감사계획을 지니고 있는지 이사에게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이배 의원이 감사보고가 끝난 뒤 발언권을 얻어 "대한항공 임원이 연루된 ‘180억원 리베이트 의혹’은 한진칼 자산가치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만약 리베이트에 가담한 고위 임직원이 한진칼에서도 근무하고 있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말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는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그 뒤에도 몇몇 주주들이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했지만 석 대표는 그때마다 이후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자는 대답으로 응수했다. 

한 번의 쉬는 시간도 없이 오전 9시부터 9시간 가까이 앉아있어야 했지만 주주들은 마지막까지도 주총 안건에 오른 사안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매 안건마다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날 주총장에서 양측의 대결은 치열했지만 결과는 싱거웠다. 

조원태 회장과 하은용 후보가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주주연합이 내세운 김신배 사내이사 후보와 배경태 사내이사 후보는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한진칼 측에서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던 김석동, 박영석, 임춘수, 최윤희, 이동명 후보의 선임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반면 주주연합에서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한 서윤석, 여은정, 이형석, 구본주 후보의 선임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조원태 회장의 완승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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