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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의 고민 'CEO 적임자는 누구'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4-30 17: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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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의 고민 'CEO 적임자는 누구'  
▲ 허창수 회장이 2011년 열린 수출투자고용확대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GS그룹은 오너 일가 CEO와 전문경영인 출신 CEO가 공존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비롯해 허 회장의 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허 회장의 삼촌인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등이 CEO로 경영일선에서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이들 오너 일가 CEO에 대한 평가들은 엇갈린다. 오너로서 장기적 안목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CEO도 있고 실적부진과 도덕성 논란 속에서도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자리를 지킨다는 비난을 받는 CEO도 있다.

허 회장은 주력계열사인 GS건설의 실적이 부진하자 동생 허명수 사장을 자리에서 내리고 그 자리에 전문경영인을 앉히는 결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친동생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데, 허 회장의 이런 인사가 앞으로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 오너경영의 장점 보여준 허태수 GS홈쇼핑 사장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GS홈쇼핑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 오너 경영인이다. 허태수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넷째 동생이다. 허 사장은 2002년부터 GS홈쇼핑에 몸담아 전략기획부문장,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 TV홈쇼핑의 발전사는 GS홈쇼핑과 허 사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허창수의 고민 'CEO 적임자는 누구'  
▲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허 사장은 지난 2005년 GS그룹 출범과 함께 LG홈쇼핑에서 GS홈쇼핑으로 브랜드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홈쇼핑의 특성상 브랜드 파워와 신뢰도는 소비자들의 구매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오너 경영인답게 당장 눈앞의 실적에 급급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홈쇼핑사업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 취임 후 추진한 성과들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한 것들이 많다.

2009년 통합채널 브랜드 'GS샵(GS SHOP)'을 출범시킨 것도 허태수 사장의 성과로 꼽힌다. 사명변경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모바일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가격에 민감하고 즉흥적으로 구매하는 성향이 강한 모바일고객의 특성에 맞춘 영업방식을 선보여 매출을 늘렸다.


GS홈쇼핑은 국내 최초로 홈쇼핑을 시작해 업계 1위 자리를 CJ오쇼핑과 다투고 있다. 2009년 이후 인도, 태국, 중국, 터키 등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다.


허태수 사장이 취임하던 2007년 GS홈쇼핑의 코스닥 시가총액은 5천억 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1조6400억 원에 달해 3배를 훌쩍 넘겼다.

◆ 실적부진과 도덕성 논란에 시달리는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은 2012년 GS칼텍스의 CEO에 올랐다. 허진수 부회장은 허창수 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허진수 부회장이 취임할 당시 기대는 컸다. 1986년 GS칼텍스에 입사해 28년간 정유영업·생산·석유화학본부를 모두 거치며 생산부터 영업 및 재무까지 모든 분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허창수의 고민 'CEO 적임자는 누구'  
▲ 허진수 GS칼텍스 대표이사 부회장
허진수 부회장의 취임과 함께 GS칼텍스는 전임 CEO였던 허동수 회장이 에너지전문 지주회사인 GS에너지의 이사회 의장으로 이사회 운영에 집중하고, 허진수 부회장이 경영을 책임지는 '역할분담'에 들어갔다.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직의 전문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허진수 부회장은 취임 1년 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1월 여수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난 데다 GS칼텍스가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한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다. 더욱이 GS칼텍스는 경찰조사 과정에서도 자료를 조작하고 조직적으로 허위진술하는 등 수사를 방해해 물의를 빚었다.

허 부회장은 사고가 일어나고 26일이 지난 후에나 여수 현장에 얼굴을 드러냈다. CEO로서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실적도 초라하다.


GS칼텍스의 지난해 매출은 45조6598억 원, 영업이익은 9천억 원에 불과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4.6%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76% 늘었다.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2011년 2조 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허 부회장이 오너 일가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이었다면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 위기극복하러 왔다 위기극복 위해 물러난 허명수 전 GS건설 사장

GS건설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함께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GS건설은 2008년 허창수 회장의 셋째 동생 허명수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2002년 3월부터 CEO를 맡아왔던 김갑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임명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GS건설은 허명수 사장 취임을 계기로 옛 LG건설 시절부터 유지해온 전문경영인체제를 접었다.

허창수 회장의 이런 선택을 놓고 여러 관측이 제기됐다. GS건설은 “대내외 경제환경이 불확실해지는 가운데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외부에선 GS건설이 그만큼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오너경영을 선택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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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명수 전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허명수 사장이 취임할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시장이 침체되고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허 사장은 취임 후 위기극복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을 강조하며 현장 밀착경영에 나섰다.


GS건설은 그뒤 2011년 매출액 8조5250억 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기록해 위기를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허 사장은 ‘위기극복형 CEO'라는 명성도 얻었다.

허 사장은 특히 건설사들이 주택시장에 주력할 때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2011년 GS건설의 총 매출 가운데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가량으로 경쟁사들보다 높았다.


하지만 허 사장은 ‘위기극복’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허 사장은 지난해 6월 1분기 5443억 원에 이르는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CEO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허 사장의 자진사퇴를 두고 상당히 이례적 결정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허 사장은 ‘사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해내기 위해서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GS건설의 CEO 자리는 4년여 만에 다시 전문경영인에게 넘어갔다. 후임으로 임병용 경영지원총괄(CFO)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GS건설은 전문경영인 복귀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기업의 경영상황을 객관적 시각으로 보고 정상화하기 위해서 오너보다는 전문경영인이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GS건설은 지난 1분기에 25억7000만 달러를 해외에서 수주해 건설업계 해외 수주액 1위를 달성했다.

허창수 회장이 GS건설 CEO로 동생 허명수 사장 대신 전문경영인 카드를 쓴 것은 다른 계열사를 경영하는 오너 일가 CEO들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연봉격차 논란


GS그룹의 전문경영인 CEO 가운데 지난해 연봉 5억 원 이상을 받은 사람은 총 5명이다.

서경석 GS 부회장은 10억7500만 원을 받아 전문경영인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그밖에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은 9억7400만 원을 받았고 전상호 GS칼텍스 사장은 6억2200만 원을 받았다.


반면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오너 CEO들은 훨씬 많은 연봉을 받았다. 허창수 회장은 GS그룹으로부터 21억6500만 원, GS건설로부터 17억2700만 원을 받아 총 38억92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그룹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실적부진과 도덕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은 지난해 10억6716만 원을 받았다.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허명수 전 GS건설 사장은 6월에 자리에서 물러나며 6개월치 연봉으로 6억3500만 원을 받았다.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은 지난해 급여 7억 원과 상여금 6억6200만 원 등 총 13억6200만원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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