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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김기태, 가을야구 막판 승차를 향한 리더십 경쟁

오대석 기자 ods@businesspost.co.kr 2015-09-04 18: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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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김기태, 가을야구 막판 승차를 향한 리더십 경쟁  
▲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과 김기태 KIA타이거즈 감독.

올해 프로야구에서 5위 싸움이 치열하다. 5위 안에 들어야만 가을 야구의 마지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

한화이글스와 기아타이거즈는 엎치락뒤치락하며 가을 야구 티겟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이 싸움에 롯데자이언츠도 가세하고 있다. 한 번의 패배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가을야구 마지막 티켓을 벌이는 격전에서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과 김기태 기아타이거즈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는다.

김성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개성있는 리더십으로 전력의 약세를 극복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한화이글스와 기아타이거즈가 가을야구 티켓을 다툴 것이라는 예상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도 김성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한정된 전력을 최대로 짜내 성과를 내고 있다.

두 감독은 조직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안간힘을 써 왔다. 두 감독이 선수를 버리지 않는 이유다. 김성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조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나 조직원을 이끄는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김성근 감독이 ‘엄한 아버지’와 같이 팀을 이끈다면 김기태 감독은 따뜻한 형님 리더십을 구사한다.

김성근 감독은 혹독한 훈련으로 조직의 체질을 독하게 바꾼다. 또 조직원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를 통해 모든 경기를 한국시리즈 같은 치열한 자세로 치른다.

반면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의 자율을 중시하고 선수들과 친분도 강조한다. 또 선수 하나하나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김성근 김기태, 가을야구 막판 승차를 향한 리더십 경쟁  
▲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2015년 8월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김성근의 엄한 리더십, ‘독한 야구’ 성공할까


김성근 감독의 야구는 독하다.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원칙이나 상식에도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은 모든 경기에 전력을 다한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 전략적으로 포기하는 경기가 있을 법도 한데 김 감독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한화이글스는 유독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일 때가 많다. 한화이글스는 이제 어떤 팀도 쉽게 볼 수 없는 팀이 됐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도 많아졌다.

반대로 김성근 감독은 크게 이기고 있어도 등판일정에 상관없이 최적의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는 경우도 잦아졌다.

김성근 감독은 7월28일 두산베어스와 경기에서 9회 말 8점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투수로 권혁 선수를 냈다. 중심타선까지 교체한 팀을 상대로 지나친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선수 혹사 논란도 일었다.

김성근 감독은 독한 야구를 추구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통해 조직의 체질을 독하게 바꿨다. 오랜 꼴찌로 패배주의에 빠진 구성원들에게 이기려는 동기를 심어준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에도 특타와 펑고를 멈추지 않는다. 야구전문가들은 김 감독의 이런 조처가 선수들의 실력향상을 위한 측면도 있지만 그것보다 정신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본다.

김성근 감독은 항상 '일구이무'의 정신을 강조한다. 일구이무란 선수에게 두 번째 공은 없다는 말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성근 감독은 조직을 철저히 관리한다. 김 감독은 경기운영부터 선수육성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이를 통해 조직이 철저하게 자기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운용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정할 정도로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투수가 대량실점을 하지 않아도 경기초반에 내려오게 하는 경우도 흔하다.

한화이글스의 이번 시즌 퀵 후크는 57회로 프로야구 구단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퀵 후크는 6회 이전에 3실점 이하를 한 투수를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김성근 감독을 선수들이 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 전문가들은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로 솔선수범과 책임감을 꼽는다.

김성근 감독은 74세의 고령에도 펑고와 특타에 직접 참여한다. 구단과 팬들에게 어떻게든 성과를 내 증명한다.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 청와대 리더십 강연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결과없는 리더는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신 김성근 감독은 비난을 혼자 감내하고 성과는 선수들에게 돌린다. 그의 리더십이 흔히 엄한 아버지에 비유되는 이유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8월19일 한화이글스가 8월 들어 역전패를 많이 당한다는 지적에 “모두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성근 감독은 지난 1일 기아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공을 선발투수 안영명에게 돌렸다.

김성근 감독은 “안영명 덕분에 중요한 기아와의 경기를 잘 잡았다”며 “선발등판 기회가 좀 남았으니 올해 10승은 충분히 넘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성근 김기태, 가을야구 막판 승차를 향한 리더십 경쟁  
▲ 김기태 기아타이거즈 감독이 2015년 8월 23일 광주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김다원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덕장’ 김기태의 형님 리더십, 가을야구 할까


김기태 감독은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과 크게 다르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 자율에 맡기는 야구를 추구한다.

김기태 감독은 고참선수들에게 훈련의 일부를 맡긴다. 선수가 쉬고 싶은 날 쉬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동 시간과 방법도 선수들이 직접 정하도록 유도한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와 소통도 즐기는 등 선수 친화적 모습도 자주 보인다. 감독보다 맏형이나 주장 같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기태 감독은 조직관리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라고 대답했다.

김성근 감독이 조직원 전체가 성과를 내게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면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를 기용할 때 선수의 이름값을 따지지 않는다. 2군선수라도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기용한다. 또 선수를 기용할 때 부족한 점보다 장점을 보고 판단한다.

마치 기업에서 학연이나 지연을 따지지 않고 능력에 따라 인재를 기용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김기태 감독이 사령탑을 맞을 당시 기아타이거즈는 주축선수들이 병역과 부상 등으로 대거 이탈하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서재응과 김병현 같은 노장 선수들뿐 아니라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며 선수발굴에 성공해 나가고 있다.

기아타이거즈에서 한 해에 1군을 경험하는 선수는 지난해까지 평균 40명 정도였지만 올해 벌써 50명을 넘어섰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8월25일 SK와이번즈와 경기에서 연장 10회에 대주자로 고영우를 내보내 극적인 결승득점을 올렸다. 고영우는 타율이 1할도 안 돼 일반적으로 1군에서 뛰기는 어려운 선수다.

김기태 감독의 이런 리더십은 조직 전체를 똘똘 뭉치게 만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병현 기아타이거즈 투수는 지난달 “김기태 감독이 내게 기회를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요즘 학창시절 이후 처음으로 재미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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