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0-03-13 16: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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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부발전이 일본산 석탄재를 국내 석탄재로 대체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정부정책에 발맞추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합작법인을 위한 비용을 투입해야 해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남부발전의 석탄재 매립비용이 줄어 실적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 신정식 한국남부발전 사장.
13일 한국남부발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은 3월 안에 국내산 잉여 석탄재를 활용하는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
남부발전은 이번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그동안 주로 매립해왔던 하동과 삼척본부의 석탄재를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탄재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연소한 뒤 남는 재다. 시멘트에 들어가는 필수적 성분 가운데 점토가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사용이 제한되자 시멘트업계는 대체원료로 석탄재를 활용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국내에서 나오는 석탄재만 활용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발전사가 시멘트회사에 보내는 석탄재 운송비가 톤당 2만5천 원 가량으로 매립비용인 톤당 1만 원보다 비싸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아 국내 발전사들의 석탄재는 주로 매립됐다.
국내 시멘트기업들은 오히려 일본에서 석탄재를 수입해 이용하는 것이 이득이 됐다. 일본은 일본 안에서 석탄재를 매립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석탄재를 수입하는 한국 시멘트 기업들에게 오히려 보조금을 얹어 주며 석탄재를 수출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2019년부터 '일본 석탄재 수입 제로(Zero)' 정책을 펼치면서 국내 기업들은 일본산 석탄재 대신 국내 석탄재를 재활용해야 하게 됐다.
남부발전은 석탄재를 국내 시멘트기업들에 제공해 정부정책에 발맞춤과 동시에 그동안 석탄재를 재활용하지 못해 매립해 왔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다만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남부발전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석탄재를 매립하기 위해서는 환경부에 매립부담금을 내야한다”며 “그동안 매립하기 위한 비용을 들여왔지만 석탄재를 시멘트회사에 제공한다면 매립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이 되겠지만 일시적 자금부담만 극복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석탄재 매립비용을 줄여가며 실적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남부발전의 설명이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9년 10월 국내 5개 발전회사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반출된 매립용 석탄재 1577만 t 가운데 가장 많은 석탄재를 배출한 발전회사는 남부발전으로 나타났다. 남부발전은 693만 톤을 배출하며 전체 배출량 가운데 44%를 차지했다.
이번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들어가는 총사업비는 10억9천만 원이며 그 가운데 남부발전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4억9천만 원이다.
남부발전은 2019년 영업이익 1519억 원, 순손실 34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343억 원(18.4%)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293억 원 감소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이사회의 의결은 받았지만 아직 지난해 실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2019년 순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3월 말 실적이 확정된 뒤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부발전은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2월27일 열린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2019년 실적 및 특수목적법인 설립과 관련한 의결사항이 담겼다.
정부와 시멘트업계는 2019년 9월 일본산 비중이 99%에 이르는 석탄재 수입물량을 앞으로 5년 안에 70% 감축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작업을 추진해 왔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멘트업계로부터 받은 ‘수입 석탄재 연도별 감축 목표’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는 2018년 해외에서 들여온 석탄재 수입물량 129만t을 2024년 39만t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8년 국내에서 시멘트 생산에 사용된 석탄재는 315만t으로 이 가운데 40.9%인 129만t이 수입됐으며 수입물량의 99%는 일본산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