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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내부 꿰뚫고 있는 이성희, 인사 물갈이로 친정체제 구축도 빠르다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0-03-11 16: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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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대규모 물갈이를 통한 인사쇄신 발걸음이 매우 빠르다.

이 회장은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농협 조직 전반에 이해도가 높아 전임 회장들과 달리 빠르게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협 내부 꿰뚫고 있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85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성희</a>, 인사 물갈이로 친정체제 구축도 빠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11일 농협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계열사 대표급 인사 향배에 직원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새로운 대표가 선임되면 업무 인수인계를 한다 하더라도 기존의 대표와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진다. 큰 틀에서 차이가 적더라도 경영전반에 변화가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회장이 농협 전반에 걸친 개혁안을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만큼 공약 이행을 위해 각 부문별 변화폭이 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 회장은 품목별 조합 중심의 경제사업 개편,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 농협중앙회 조직개편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각 부문의 대표가 교체되고 연쇄적으로 부서장 인사가 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현재 NH농협은행장, 농협중앙회 부회장 및 상호금융대표, 농협경제지주 대표 등을 비롯해 모두 7자리가 공석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가 임명되면 부서장급 인사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말이 있는데 아직까지 그런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부회장을 비롯해 대표급 인사가 한꺼번에 물러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취임 후 두 달 만에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빠르게 조직 장악에 나선 배경에 이 회장이 농협 조직을 잘 알고 있는 점도 꼽힌다. 

이 회장은 최원병 전 회장 시절 감사위원장을 7년 동안 역임했다. 2012년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도 이 회장이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이뤄졌다.

감사위원장은 농협중앙회와 농협중앙회 산하 기관인 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지주, 계열사, 자회사 등의 재산 및 업무집행 상황을 감사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주로 조합장 출신이 선임돼 농협중앙회의 2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이 회장은 감사위원장을 맡기 전에는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을 3선까지 지낸 뒤 농협중앙회 사외이사로 2년 동안 활동하기도 했다.

농협 조직에 이해도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이런 점에서 이 회장이 농협은행장과 중앙회 부회장을 비롯해 상호금융대표, 경제지주 대표 등 주요 부문 대표들의 인사에서도 한 번에 교체하는 식으로 과감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병원 전 회장은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을 지낸 뒤 NH무역 대표이사와 농협양곡 대표이사 등 계열사 사장을 거쳐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

최원병 전 회장은 경주 안강농협 조합장을 거쳐 경상북도 도의원을 지내다 농협중앙회장에 올랐다.

두 사람 모두 농협 내부에서 일한 경험은 없었던 만큼 회장 취임 후 조직 파악과 함께 안정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대규모 임원인사를 내기보다 인사철이나 임기 만료 등에 맞춰 일부 인사만 교체하는 기조를 보였다. 

김병원 전 회장과 최원병 전 회장은 회장 취임 뒤 약 6~7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서 3~4명 가량의 임원을 교체하는 데 그쳤다.  

이 회장이 농협중앙회 조직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은 조합감사위원장을 가장 먼저 교체한 데서도 확인된다. 

조합감사위원장은 전국의 단위농협조합 감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업무 특성상 임기가 보장되는 자리였는데 박규희 전 조합감사위원장이 새로 취임한 뒤 1년도 안 된 시점에 물러났다.

이 회장이 조합장을 중심으로 한 농협중앙회의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만큼 이에 앞서 조합감사위원장에 이 회장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중앙회 인사를 내세우려 한다는 것이다.

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중앙회 조직 장악을 통한 친정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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