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이 중국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까?
코스맥스는 중국 법인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에 타격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 회장은 글로벌 화장품기업들이 중국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주목해 수주 확대를 노리고 있다.
1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기업 가운데 코스맥스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시선이 자리잡고 있다.
코스맥스는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중국 법인의 비중이 각각 35%, 40%에 이른다.
경쟁업체인 한국콜마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손효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중국 법인의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19로 아직도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며 “아쉽게도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코스맥스는 지난해 2~3분기 상하이 법인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중국 내에서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은 코스맥스의 중국사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은 우선 중국 법인의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스맥스의 중국 법인은 2월11일부터 가동을 재개해 점차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 2월 마지막 주에는 종전 대비 가동률이 70%까지 높아지며 큰 위기상황은 어느 정도 넘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의 중국 법인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나 중국 현지기업들처럼 정상화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9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코스맥스에게 수주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화장품기업들이 중국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코스맥스와 같이 중국에 높은 수준의 생산기지를 갖춘 제조자개발생산(ODM)기업이 더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화장품기업 로레알은 2월 중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후베이성 이창에 있는 주요 생산기지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또 P&G도 최근 중국에서 물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이미 글로벌 화장품기업의 제품을 생산한 경험이 있는 코스맥스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코스맥스는 국내 기업 가운데 로레알에 제품을 가장 먼저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거래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대다수의 화장품기업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이커머스시장 점유율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2020년은 코스맥스는 기존 온라인 브랜드 수주 확대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 수주도 늘릴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맥스에게 코로나19에 따른 호재도 있다.
중국 법인과 달리 코스맥스 국내 법인은 코로나19로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고 오히려 손소독제와 세정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1분기 손세정제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20배 이상 증가했다. 손세정제 매출 규모도 코스맥스 국내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최대한 모든 라인을 가동해 손세정제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며 “중국 법인은 직원들의 자가격리로 공장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지금은 거의 기존의 가동률에 근접해 사실상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