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코로나19로 입을 국내 영업타격을 해외에서 구축해둔 네트워크를 통해 만회하기 위해 해외사업에 더 집중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다면 이 대표가 올해 세운 세계 1위 면세점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4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괌과 호주 등 해외 현지 면세점에서 지역 특성에 맞춘 다양한 행사를 열고 해외 현지 여행객들을 끌어오는데 힘을 쏟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 대표의 적극적 해외 공략을 통해 현재 7개 국가에서 13개 현지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사업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외국 관광객이 많은 괌 공항점에서 VIP카드를 소지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품목별 할인쿠폰을 제공하며 외국인 고객을 끌어모을 계획을 세웠다.
호주에서는 브리즈번공항 출국장면세점과 웰링턴공항 입국장 면세점에서 주류 25%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현지인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베트남 다낭 공항점에서는 7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베트남 토산식품을 증정하는 등 현지인 고객을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9년 대표에 오른 뒤 해외사업부문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현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법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했는데 이렇게 다져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외사업 첫 해에는 적자를 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롯데면세점이 이례적으로 지난해 베트남 법인에서 흑자를 본 것도 베트남 현지업체와 견고한 파트너십 덕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를 포함한 오세아니아에서도 지역 전문가를 영입해 오세아니아 지역에 든든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해뒀다.
이처럼 탄탄하게 다져놓은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 대표는 해외 매출을 끌어올려 올해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는 현재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해외 공항면세점 가운데서도 가장 매출 규모가 큰 곳으로 2019년 문을 연 뒤 첫 해에만 매출 2천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사업권을 확보한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도 6월에 성공적으로 개점하게 되면 해외 매출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창이공항 면세점은 6년 동안 매출 4조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된 곳으로 이 대표가 세운 해외 매출 1조 원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곳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면서 올해 세계 면세점 매출 1위인 듀프리를 제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올해 해외사업에서 성과가 중요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2020년에는 해외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글로벌 1위 면세점으로 도약하겠다”며 세계 1위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세계 면세점 전문지인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2018년 매출 기준으로 듀프리 면세점이 76억8700만 유로로 1위 롯데면세점은 60억9300만 유로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듀프리와 매출격차는 15억9400만 유로로 2017년 23억2400만 유로보다 격차를 좁히고 있어 올해 해외사업 안착에 따라 격차를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해 장기화 된다면 이 대표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여행 수요가 줄어든다면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해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긴데다 국내에서도 다른 국가의 입국금지조치 등으로 해외로 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아지면서 국내 면세점산업 전반에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2월 한 달에만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되면 해외사업에서도 어려울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