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20-03-03 11: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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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시장에서 대규모 공채 채용이 폐지되거나 축소되는 추세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시채용이 늘고 있는데 채용담당자는 수시로 후보자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의 채용포털에서는 정보량이 많고 신입이나 주니어급의 인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 공채에서 수시·상시채용으로 전환, 채용 담당자 부담은 가중
기업들은 이에 따라 버티컬 채용 플랫폼에 눈길을 주고 있다.
▲ 커리어케어 로고.
버티컬 채용 플랫폼은 정보량으로 승부를 보는 기존 채용포털과 달리 전문가나 경력직을 중심으로 좋은 인재풀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국내 대기업들이 연이어 공채를 폐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SK그룹, 하나금융그룹 등 주요기업들이 공채 폐지나 축소를 발표했고 다른 그룹들도 공채 폐지와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용시장에서 수시채용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채용시장의 변화는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용 분야가 넓어지고 빈도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후보자 검토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도 덩달아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채용 과정에 들이는 시간·노동력 줄이려면? ‘좋은 인재풀'을 먼저 찾아라.
채용 담당자들은 주로 채용포털에서 후보자를 찾는다.
하지만 채용포털에 기재된 정형화한 형식의 이력서에는 학력, 경력, 자격증 등의 객관적 정보만 기재돼 있어 후보자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 정보량이 너무 많아 회사에 필요한 후보자를 검토하고 걸러내려면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채용 포털에 등록된 후보자의 대부분은 시간제 근무자거나 프리랜서, 신입, 주니어급 경력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실무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나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경력자는 매우 적다.
이 때문에 최근 기업들은 특정 타깃층을 대상으로 하는 버티컬(Vertical) 채용 플랫폼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국내 버티컬 채용 플랫폼에는 임원급과 경력직 전문직을 위한 채용 포털 '비즈니스피플'을 비롯해 외국계기업 취업정보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피플앤잡', 석·박사 채용 전용 사이트인 '하이브레인넷’ 등이 있다.
여기에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경력, 학력, 전문분야의 기준에 맞는 후보자들이 등록돼 있다. 채용담당자가 후보자를 찾기가 훨씬 쉽고 간편하다.
특히 비즈니스피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간관리직과 임원급을 위한 채용정보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정보량으로 승부하는 대형 채용포털과 달리 ‘좋은 후보자 풀'을 갖추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채용정보의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춰 검증된 양질의 채용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채용포털은 전체 회원의 약 70%가 과장급 이상 경력자와 임원급, 전문직 종사자로 구성됐다.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경력직 인재를 수시로 찾고자 하는 헤드헌터와 인사담당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최근에는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디지털 분야의 채용정보를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분야에서 인재를 찾고 있는 기업, 직장을 구하려는 취업희망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즈니스피플사업을 이끄는 커리어케어의 진국영 사장은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늘리는 것은 경영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방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인사팀이나 현업 부서가 인재 채용 과정에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게 돼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며 “비즈니스피플은 많은 인재보다 이미 능력이 검증된 ‘좋은 인재'를 중심으로 인재풀을 형성했기 때문에 기존 대형 채용포털을 이용할 때보다 품을 적게 들여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헤드헌팅업체를 이용하거나 지인을 통해 인재를 추천받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은 채용포털에서 직접 후보자를 검토하는 것과 비교하면 투입 시간을 훨씬 더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후보자를 선별하는 과정을 온전히 타인의 판단에 맡겨야 할 뿐 아니라 비용도 적지 않게 들어가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쉽게 이용하기가 어렵다.
진 사장은 “대규모 채용이 폐지되고 개별채용이 늘면 결국 핵심인재를 놓고 기업 사이의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좋은 인재를 누가 더 빨리 찾고 영입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 인사팀이나 채용을 담당하는 현업팀은 지금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