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판매량 증대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차종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편인데 현대기아차의 중소형 차종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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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반면 고가의 차량을 주로 판매하는 수입차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덜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31일 엑센트, 쏘나타, K5 등 총 15개 차종에 대해 가격할인을 추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판매량 증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가 할인에 나선 것이다.
모든 할인조건을 적용하면 현대차 쏘나타는 최대 128만 원, 기아차 K3는 200만 원 싸게 살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을 5%에서 3.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인하세율은 27일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이 조치로 현대기아차가 가장 많은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이 비싼 중대형차보다 가격이 낮은 중소형 차종을 구매하는 사람이 가격에 더욱 민감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엑센트, i30, 벨로스터, i40, K3, 프라이드, 쏘울 등 다양한 중소형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올해 하반기 자동차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원화 약세와 맞물려 현대차, 기아차의 하반기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31일 “내수시장에서 올해 말까지 개별소비세가 인하되는 데다 현대차가 9월 신형 아반떼를, 11월 신형 에쿠스를 출시해 판매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발표된 뒤 자동차 구입문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노후차량에 대해 지방세를 포함해 70%를 인하했을 때와 2012년 9월부터 연말까지 탄력세율을 30% 인하했을 때도 각각 36%와 14%가량 월평균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차는 상대적으로 혜택을 덜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입차의 가격 인하폭이 국산차보다 작기 때문이다. 국산차와 수입차는 세금을 계산하는 기준인 과세표준이 서로 다르다. 국산차는 원가와 마진을 포함한 공장도가격을 기준으로 개별소비세가 부과된다.
반면 수입차는 수입신고 당시의 통관가격을 기준으로 개별소비세가 매겨진다. 여기에 수입사와 딜러사가 마진을 더하고 부가가치세 등이 더해진다.
실제 수입차의 가격이 평균적으로 훨씬 높은데도 개별소비세 인하 이후 가격은 그리 낮아지지 않았다. 소비자가격이 같다면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2배 정도 가격 인하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BMW의 경우 최저가격이 6390만 원인 520d의 소비자가격을 60만 원 낮췄다. 그랜저의 2배 가격이지만 가격 인하폭은 비슷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220 블루텍 아방가르드’와 ‘더 뉴 C220d 아방가르드’는 각각 가격이 80만 원 낮아졌다. 이들 차종의 원래 가격은 각각 7050만 원과 5520만 원이다.
최고급 대형세단 ‘마이바흐 S600’의 경우에는 440만 원 할인된 2억8960만 원에 살 수 있다.
이밖에 폴크스바겐의 ‘골프 2.0TDI’는 45만 원, ‘티구안 2.0TDI’는 50만 원 할인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