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신차 XM3의 가격을 크게 낮춰 흥행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르노삼성차는 21일 XM3의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가격정보를 공개했는데 시작가격이 2천만 원대에서 형성될 것이란 예상보다 200만 원가량 더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XM3는 엔진에 따라 2개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으로 판매되는데 1.6리터 가솔린모델의 가장 낮은 트림인 SE의 판매가격은 1795만 원부터 시작된다.
애초 업계는 XM3의 쌍둥이차인 르노의 ‘아르카나’의 판매가격을 기준 삼아 XM3의 판매가격이 2천만 원대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르카나는 러시아에서 1850만~2600만 원 정도에 팔리는 데 옵션 등을 고려했을 때 XM3의 시작가격은 2천만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됐다.
당연히 소비자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싸게 나왔다’ ‘가격, 디자인, 옵션 모두 나쁘지 않다’ 등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XM3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흥행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도 늘고 있다.
몸집은 준중형SUV인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맞먹으면서도 시작 가격은 소형SUV인 기아자동차의 ‘셀토스’보다도 낮기 때문이다. 셀토스는 XM3보다 200만 원가량 높은 1965만 원에 시작가격이 형성돼 있다.
더욱이 XM3는 쿠페형 SUV로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차종 가운데에 경쟁차가 없어 수요를 독점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쿠페형 SUV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쿠페, BMW의 X4 등인데 모두 가격대가 높다. GLE 쿠페의 가격은 1억 원 초반대이고 X4 가격은 6천만 원 후반대에서 시작한다.
합리적 가격으로 쿠페형 SUV의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XM3로 시선을 돌릴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르노삼성차는 XM3의 가격 책정에 신중을 거듭했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XM3로 준중형세단과 소형SUV, 준중형SUV 수요층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이들과 모두 경쟁하려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XM3 사전계약에 앞서 대리점 영업직원들과 XM3의 판매전략을 공유하며 XM3의 경쟁자로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와 기아자동차 ‘셀토스’를 꼽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반떼의 시작 가격은 1.6 가솔린모델을 기준으로 1437만 원이다. 셀토스는 1965만 원으로 시작가격이 책정돼 있다. XM3의 가격을 결정할 때 둘 모두와의 대결 가능성을 따졌을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차는 XM3의 흥행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해 ‘더 뉴 QM6’의 흥행으로 완성차기업 5곳 내수판매 순위 ‘꼴찌’를 벗어날 수 있었지만 올해 내수판매 목표로 잡은 10만 대를 달성하려면 또 다른 인기차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QM6의 경쟁차인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와 기아자동차의 쏘렌토 등이 상품성을 개선해 출시되는 만큼 QM6가 올해도 흥행을 이어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량은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7년 10만537대에서 2018년 9만369대, 2019년 8만6859대로 계속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