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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1195.3원을 기록한 25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뉴시스> |
국내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증시에 투자했던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한동안 상승세로 전환되기가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국내증시가 중국정부의 증시부양책과 북한발 리스크 해소 등에 힘입어 중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국내증시 빠져나가는 외국인투자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25일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국내증시에 중국의 증시불안 등이 반영되면서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1개월 동안 고점(2039.10)과 저점(1829.81)의 차이가 11.44%에 이른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고점(751.49)과 저점(613.33)의 차이가 22.53%로 더 크다.
한국증시의 변동성은 외국인투자자가 키우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8월 5~24일 동안 2조6천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증시에 투입했던 자금을 선진국으로 옮기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33거래일 동안 모두 9조 원을 순매도했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에 퍼진 공포 심리는 중국 등의 의미있는 정책대응이나 반등 가능한 계기가 생길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투자자가 우리나라 등 신흥국시장에서 자금을 유출하는 흐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중국의 경기악화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대형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전망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아시아 신흥국들이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특히 한국을 위안화 가치변동에 가장 취약한 국가 10곳 가운데 하나라고 지목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전체의 25% 수준이다. 이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 수출금액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도 5년 만에 12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개월 전보다 2.35% 오른 1195.3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았던 2010년 7월 1204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강세로 돌아섰다.
◆ 국내증시, 계속 하락할까 상승세로 전환할까
외국인투자자는 중국의 경기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가라앉기 전까지 계속 매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국내증시도 한동안 변동성이 큰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본격화하면서 중국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증시가 상승세로 탄력적 방향전환을 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코스닥보다 외국인투자자의 비중이 높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코스피지수는 지금보다 하락해 1700선대에서 저점을 찍을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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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2006년 이후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했던 일이 모두 4번 발생했다”며 “이 사례들을 종합하면 통계적으로 코스피지수가 1700대 후반에서 기술적 반등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악재가 남아있는 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내증시는 저점에 이르더라도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지수의 단기적 낙폭도 문제지만 그동안 착실하게 유지되던 장기 박스권의 하단이 손쉽게 붕괴된 점이 더 우려된다”며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이 어려운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국내증시가 앞으로 일어날 악재까지 주가에 반영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식시장이 곧 바닥을 치고 중장기적 상승세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재의 주가 하락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존과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2016년 2분기까지 중기적 상승국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정부도 북한발 잠재위험성의 해소를 기점으로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증시 불안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5일 금융시장동향점검회의에서 “남북한 고위급회담이 성과를 내며 타결돼 앞으로 증시안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25일부터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대비하기 위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당분간 매일 열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도 정부와 공조해 대외적 위험요인이 국내증시 등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