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컨테이너 선박을 운용하는 해운선사로 물동량이 매우 중요한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동량 확보에 먹구름이 낀 상황을 맞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시장은 전통적으로 춘절연휴 기간인 1월 말에 물동량이 감소하고 2월 중순에 물동량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발생으로 춘절기간을 연장하면서 물동량 회복시기도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재훈 사장은 올해 3분기에는 분기 기준으로 영업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해왔다.
4월부터 2만4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12척을 투입하고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활동이 본격화되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배재훈 사장은 1월 기자간담회에서 “디 얼라인어스 가입과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투입 모두 4월부터 시작될 뿐 아니라 3분기는 전통적 성수기라서 실적 개선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물동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까지 미친다면 해운선사들이 물동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투입에 발맞춰 컨테이너 박스 6만 개를 올해 3월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물동량이 감소하면 새로 투입하는 컨테이너 박스를 채우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을 제외하면 대외적 환경은 현대상선에 우호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가격 격차가 예상보다 크게 벌어지면서 올해 1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비해 스크러버(고유황유 탈황설비)를 설치한 현대상선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IMO2020은 세계 모든 선박의 배기가스에 함유된 황산화물(SOx)의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강화하는 조치다.
현대상선은 이에 대비해 현재 운항하고 있는 선박들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고 올해 상반기에 운영선대의 약 70%~80%에 스크러버를 탑재하기로 했다.
반면 외국선사들은 스크러버의 선박 한 대당 설치비용이 약 70억 원으로 고가이기 때문에 저유황유 사용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운전문분석매체 쉽앤벙커(Ship&Bunker)에 따르면 12일 기준 싱가포르 초저유황유(VLSFO)의 톤당 가격은 526달러로 톤당 321달러인 고유황유(IFO380)와 비교해 205달러 높았다.
현대상선은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가격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환경을 잘 이용하면서 코로나19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까지는 물동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 되는 상황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고 저유황유 가격 등 그밖에 대외 환경에서 긍정적 신호가 오는 만큼 3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