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EB하나은행장에 함영주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부행장이 내정됐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데 현직 은행장보다 통합과정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던 함 부행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겠다는 뜻이다.
|
|
|
▲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 내정자. |
또 김 회장은 함 부행장을 통해 메가뱅크의 꿈을 실현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지주는 2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 은행장 후보로 함 내정자를 추천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함 내정자의 단독 후보 추천을 승인했다. 함 내정자는 9월1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 초대 KEB하나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김정태 회장과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이들은 그동안 함 내정자 외에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을 대상으로 통합은행장 후보 심의를 진행해 왔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함 내정자에 대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화학적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키울 수 있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측은 “함 내정자는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조직 안에서 두터운 신망을 쌓았으며 소통능력도 갖추고 있다”며 “개인과 기업 영업을 두루 거친 영업통으로서 통합은행의 영업력을 회복해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을 이끌 리더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함 내정자는 이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어우르는 작업”이라며 “‘덕장형’ 은행장이 돼 3개월 안에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함 내정자는 “통합은행에서 가장 강조할 사안은 영업이다”며 “KEB하나은행이 강력한 영업력을 토대로 리딩뱅크로 발돋움하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함 내정자는 같은 서울은행 출신인 김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함 내정자를 통해 KEB하나은행의 영업력을 강화하는 계획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함 내정자는 2013년 충청사업본부 대표를 맡은 뒤 지역영업에 주력한 영업 전문가다. 함 내정자는 충청사업본부의 경영평가 1위를 이끌어냈으며 대전시, 충청남도, 세종시 금고사업을 따내는 등 좋은 영업실적을 쌓았다.
함 내정자는 온화한 성품으로 ‘시골 촌놈’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충청사업본부 직원 1천여 명의 이름과 생일을 기억할 정도로 친화력이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 회장은 이를 높이 사 함 내정자에게 KEB하나은행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 과제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
|
|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함 내정자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충청남도 강경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은행을 다니면서 단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함 내정자는 2002년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 이후 분당중앙지점장과 가계영업추진부장을 맡았다. 그는 그뒤 남부지역본부장을 거쳐 충청사업본부 부행장을 역임했다.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날 하나금융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들은 하나금융의 국내와 국외 컨트롤타워 역할을 각각 맡아 수행하게 됐다.
김한조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과정에서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계속 부딪쳤던 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병호 행장은 1961년생으로 나이가 어린 편이고 KEB하나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추진하기에 부담이 많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