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부발전이 충남 서천군 주민들과 석탄화력발전소 부지 복원을 두고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6일 한국중부발전과 서천군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충청남도 서천군 주민들은 중부발전의 서천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 폐쇄 및 대체건설 과정에서 동백정해수욕장 부지 복원 약속을 더 믿을 수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
중부발전은 기존 서천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를 폐쇄하고 다시 신서천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서천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 부지를 동백정해수욕장으로 복원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2017년 연구용역도 맡겼다.
그러나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사업이 그 이상 진척을 보이지 못하자 서천군 주민들은 중부발전의 실행 의지에 불신을 보이고 있다.
중부발전 직원 6명이 1월27일 주민들이 걸어 놓은 현수막을 철거하는 일도 일어나 중부발전과 주민 사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기도 했다.
현수막에는 고압선 지중화 등 서천석탄화력발전소와 관련한 주민들의 요구가 담겨 있었다.
2019년 12월20일 노박래 서천군수는 홍성돈 신서천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신서천석탄화력발전소 범군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부지 복원사업을 촉구하고 군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특별조사를 요구하고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하여 서천군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동백정해수욕장 부지 복원사업 범군민대책준비위원회'와 '신서천화력주민대책위원회' 위원 6명은 중부발전 본사에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신서천석탄화력발전소 대체건설과 부지 복원사업은 올해 1월 이행 로드맵을 주민들에게 설명했고 관련해서 계속 서천군, 주민대책위원회와 삼자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서천석탄화력발전소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발전은 애초 2021년 3월까지 신서천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기존 부지를 복원하기로 한 계획에서 2023년 복원사업을 마치기로 일정을 조정하고 2019년 6월 수정 사업계획을 내놨다.
신서천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부지 복원사업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신서천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공정률은 2019년까지 80%에 이르고 2020년 4월 시운전, 2021년 3월 상업운전이 진행된다.
그러나 약속했던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사업은 아직까지 착공되지 않고 있다.
중부발전이 이번 서천석탄화력발전소 문제와 관련해 주민들과 더 이상 갈등하지 않고 이행계획을 실행해 나갈 수 있느냐는 앞으로 석탄발전소 폐쇄와 부지 복원문제의 해결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폐쇄해 나가기로 하면서 폐쇄부지를 복원하고 활용하는 문제는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산업부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해당하는 한국남동발전의 삼천포 1·2호기, 한국동서발전의 호남 1·2호기, 한국중부발전의 보령 1·2호기를 2021년까지 폐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여기에 더해 상반기 9차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세울 때 폐쇄할 석탄화력발전소를 더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산업부는 5개 발전공기업으로부터 추가로 폐쇄할 석탄화력발전소 목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남부발전이 하동화력 1~4호기를, 동서발전이 당진화력 1~4호기를 목록으로 제출했다.
남동발전은 삼천포 5·6호기, 중부발전은 보령 5·6호기, 한국서부발전은 태안 3·4호기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