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안재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친환경 사업 중심 성장 전략으로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도 주요 업체 가운데 이례적으로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상반기 울산 공장 설비 개조로 고부가 코폴리에스터 비중을 높이고 하반기에는 LNG 발전 사업을 시작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안재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의 친환경 사업 중심 성장 전략으로 SK케미칼이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도 주요 업체 가운데 이례적으로 실적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케미칼은 2025년 2조3천억 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 기록한 연결기준 최대 매출인 2조896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해 SK케미칼은 2017년 SK디스커버리 출범에 따라 사업 회사로 분할된 뒤 별도기준 영업이익으로는 사상 최대인 1111억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외형 성장 원인으로는 안 사장이 올해 상반기 고부가 코폴리에스터 비중 확대를 목표로 울산 공장 설비 개조를 마무리 지은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김도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5년 2분기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제품 ‘에코젠’ 판매량은 직전분기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부가 설비 개조가 마무리된 뒤 유의미한 지표 개선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폴리에스터는 내화학성이 뛰어난 고투명 열가소성 비결정형 수지로 환경 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 검출 우려가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코폴리에스터는 화장품 용기 등으로 쓰임새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세계에서 코폴리에스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도 단 2곳에 불과해 SK케미칼(점유율 40%)은 미국의 이스트만(Eastman)과 함께 세계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1분기에서 2분기까지 이어졌던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도 SK케미칼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중 관세 전쟁 영향으로 이스트만의 코폴리에스터가 기존 판매가였던 톤당 5천 달러 수준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SK케미칼의 제품에 대한 대체수요가 늘기도 했다.
한승재 DB증권 연구원 “이스트만의 코폴리에스터 제품인 ‘트라이탄’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체재인 SK케미칼 에코젠의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SK케미칼에 따르면 관세 문제가 해결돼 이스트만의 코폴리에스터 가격이 안정된 뒤에도 가격 변동을 경험한 중국 업체들은 이스트만 제품뿐만 아니라 SK케미칼 제품도 함께 수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제품 대상으로 하는 대체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안재현 사장은 그린 소재인 코폴리에스터에 더해 발전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열병합발전 사업을 총괄할 목적으로 물적 분할된 SK멀티유틸리티에 6726억 원을 투자해 울산공장에 위치한 노후 석탄발전 설비를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 설비로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 안재현 사장은 그린 소재인 코폴리에스터 사업에 더해 발전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SK멀티유틸리티의 LNG열병합 발전소 조감도. < SK케미칼 > |
이 시설은 현재 시운전에 들어간 상태로 하반기 준공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열병합발전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SK케미칼의 전기 생산능력은 기존 27메가와트(MW)에서 300MW로 10배 가까이 증가한다. 이에 유틸리티 사업 매출도 기존 1천억 원대에서 3500억 원대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사장은 2023년 SK케미칼에 부임한 뒤 회사의 친환경 혁신을 이끌어 왔다. 올해는 소재 분야를 넘어 에너지까지 친환경 사업 반경을 넓혀 나가는 모양새다.
울산공장 발전 설비도 LNG와 수소를 혼소할 수 있도록 설계돼 SK케미칼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SK케미칼은 청주공장에서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를 가동하고 있으며 울산과 산터우 공장에도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케미칼 관계자는 “SK케미칼은 꾸준히 친환경 사업 확대에 주력해 왔다”며 “앞으로 주력인 그린 소재에 수소 혼소발전까지 더해 2040년까지 사업장 운영 과정에서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