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상법 개정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받는 증권업은 앞으로도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여당이 추가적인 자본시장 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 상법개정 최대 수혜업종은 증권사로 거론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정부는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상법 일부개정 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
주요 내용 가운데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는 즉시 시행됐으며 나머지는 1년 혹은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갖는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로 자금이 더욱 몰리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 상승으로 투자자들의 시장 유입이 늘어나면 증권사들은 자연스럽게 위탁매매 부문 등에서 수익성 증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증권사 주가는 현 정부 출범에 앞서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크게 올랐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전체 지수의 등락률 순위를 보면 KRX 증권이 110.7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KRX 300 산업재(63.45%)를 큰 차이로 따돌린 것이다.
KRX 증권 지수는 그 전까진 잠잠했으나 4월부터 크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던 시점과 일치하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상법개정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상법개정은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들의 오래된 숙원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재벌 대주주들이 자사주 마법, 인적·물적 분할, 유상증자 등을 일삼으면서 일반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마이알파자산운용의 홍콩지부 본부장 존 준(Jon Jhun)은 “그간 소액주주의 이익은 무시돼 왔으나 향후 더불어민주당과 국회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상법개정 통과 기대감에 증시 거래대금도 크게 뛰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9조9113억 원에서 5월 8조9307억 원으로 줄었으나 6월 15조1997억 원으로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여당 일부 의원들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추가적인 개혁안을 입법예고해 둔 상태다.
경영진이 주주에게 피해를 끼쳤을 시 이사에게 배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도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
일련의 개혁안에 대해 외국 기관투자자들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본시장 개혁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코스피가 2년 내에 5천 포인트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 이재명 대통령이 내건 코스피 5천 달성에 대해 외국 증권가에서도 긍정평가를 보내고 있다. 사진은 7월15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이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5년 내에 코스피 5천 달성을 내걸었는데 이보다도 이른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JP모간은 “파마리서치가 지주사 전환을 철회한 것도 자본시장 개혁이 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시간 문제일 뿐 현재 진입 시점을 재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수수료가 늘어나면서 2분기 깜짝실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증권업계가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동참하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폭을 키울 또 한가지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 적정주가를 45% 상향하면서 “자본시장 선진화,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 등 추가 성장 동력 확보에 따른 이익 확대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이에 기반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기대하기도 충분하다”고 보았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증권업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9배에 도달한 상황에서 그 이상의 상승도 가능하다”며 “유동성 확대 과정에서 거래대금 관련 수익 증가를 예상하며 상법개정안 등 주주환원 강화 법안 시행 시 주요 대형사들의 추가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라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