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5-07-16 15: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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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HBM3E에 이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에서도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사 대비 빠른 엔비디아 품질 인증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에서도 기존 1b(10나노급 5세대) D램 공정과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 공정을 활용하는 만큼 초기 수율(완성품 비율)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HBM3E에 이어 HBM4에서도 수율을 앞세워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 SK하이닉스 >
다만 일각에서는 HBM4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가 현재 4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SK하이닉스가 올해 3월 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보낸 가운데 이전 세대 HBM3E 대비 품질인증 시간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트윅타운은 “HBM4는 입력·출력(I/O) 단자 수가 이전 세대보다 배로 증가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어 SK하이닉스에게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품질인증에 7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때는 고객사 샘플 제공부터 양산까지 단 7개월만 걸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하지만 올해 하반기 고객사로부터 HBM4 품질 인증을 받고, 양산에 들어간다는 기존 로드맵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HBM4는 기술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입력·출력(I/O) 단자 수가 증가하는 데다 3~4나노급 초미세 공정으로 제조하는 ‘로직 다이’도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다이 생산을 대만 TSMC에 외주를 맡겼다.
HBM 제조 과정이 상당히 바뀌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나 마이크론과 같은 HBM 후발주자들도 HBM4에서는 SK하이닉스와 격차를 좁힐 기회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보다 3개월 늦은 지난 6월 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보냈으며, 삼성전자는 7월 말이나 8월 초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마이크론의 HBM3E 시장 진입이 예상되고, 삼성전자의 HBM4 샘플 공급이 시작되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독점적 시장 지위 유지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