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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작년 최악 산업재해업체 되나, 안전 내건 박동욱에게 부담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2-03 15: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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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2019년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2020년 최악의 산업재해 업체’에 선정될 가능성이 나온다.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시행 등 사회적으로 안전을 향한 인식이 높아진 상황에서 최악의 산업재해업체에 선정되는 일은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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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3일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부터 월별로 공개하고 있는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자료를 종합해 보면 현대건설이 지난해 하반기 6명의 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목숨을 잃어 100대 건설사 가운데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배수시설 공사현장에서 3명의 노동자가 숨진 데 이어 8월 말에는 ‘이천-문경 중부내륙철도 건설공사 제6공구’ 현장에서 1명의 노동자가 폐기물 운반트럭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12월에도 ‘신길9재정비촉진규역 주택재개발’ 현장과 ‘힐스테이트 동탄2차 신축공사’ 현장에서 각각 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동탄2차 신축공사 사망사고를 놓고 노동자 지병에 따른 사망사고라고 해명했는데 이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현대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5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100대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에 이어 2위에 오른 서희건설은 사망자가 3명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이 2020년 최악의 산재업체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을 가능성이 나온다.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은 매년 4월28일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전년도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 통계를 근거로 ‘최악의 산재업체(살인기업)’를 선정해 발표한다.

국토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 사망사고 명단을 공개한 만큼 상반기 각 건설사별 사망사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현대건설은 상반기에도 몇 건의 사망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감을 앞두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받은 ‘건설현장 산업재해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 시공현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3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최악의 산재업체는 건설업뿐 아니라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선정되는 만큼 현대건설이 2020년 최악의 산재업체를 피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상위권에 오르는 일은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껏 선정결과를 보면 보통 한 해에 5명에서 10명 안팎의 사망사고 발생하면 최악의 산재업체로 꼽혔다.

현대건설은 올해 산재사망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으로부터 최악의 산재업체에 선정되면 4번째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는다.

공동캠페인단은 2006년부터 최악의 산재업체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현대건설은 2007년, 2012년, 2015년에도 최악의 산재업체로 꼽혔다.

특히 2015년에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일어난 업체를 선정했는데 현대건설이 10년 동안 110명의 노동자가 사망해 1위에 올랐다.

박동욱 사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지속해서 현장안전을 강조해 온 만큼 최악의 산재업체에 선정되는 일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에 따라 지난해부터 산재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건설현장의 안전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이미 사고발생 건설사의 현장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안점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악의 산재업체에 선정된다면 박 사장은 심리적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이미지 타격도 부담이다.
 
현대건설 작년 최악 산업재해업체 되나, 안전 내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521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동욱</a>에게 부담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이 1월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0대 건설사 대표와 현장안전 간담회를 진행한 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왼쪽 2번째)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건설은 올해 서울 한남3구역 등 주요 수주전을 앞두고 있는데 최악의 산재업체라는 오명을 얻으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박 사장은 2019년을 시작하며 그레이트 컴퍼니 현대건설을 내세우는 동시에 안전경영을 강조하며 ‘중대재해 제로(ZERO) 경영’ 실천을 약속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5년 만에 해외수주 1위, 2년 만에 국내 도시정비수주 1위를 탈환하는 등 좋은 실적을 냈는데 최악의 산재업체에 오른다면 실적 확대의 공이 퇴색할 수도 있는 셈이다.

대형 건설현장은 아무리 안전을 강조하고 조심한다 해도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할 때가 있지만 노력의 강도를 높이면 성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포스코건설은 2018년 10명의 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사망해 2019년 최악의 산재업체에 뽑혔으나 지난해 ‘안전관리 종합개선대책’을 강도 높게 시행한 결과 사망사고를 1건으로 줄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안전만 담당하는 조직을 본사 별도조직으로 두고 현장과 유기적으로 연락하며 안전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며 “임원들도 현장을 찾아 안전사안을 챙기는 등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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