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직원 등의 고용보장 문제를 둘러싸고 더케이손해보험 노조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하나금융지주 로고.
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해보험 노동조합이 고용보장 없는 매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빠르게 마무리한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더케이손해보험 정상화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콜센터 직원들의 고용보장 문제로 시간이 걸리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하나금융지주가 고용보장을 바라는 더케이손해보험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일방통행식으로 인수를 마무리하기도 어렵다.
하나금융지주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들의 협력이 뒷받침돼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 처지에서 더케이손해보험 콜센터 직원들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생명이 콜센터를 외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대형보험사들도 보험업황 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콜센터 직원들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기에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대형보험사들도 손해율 악화 등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직 축소 등을 통해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은 2019년 3분기까지 순손실 110억 원을 냈다. 지난해 12월 직원의 관리 부실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운용자산에서 대규모 부실도 발견됐다.
하나금융지주가 어느 수준까지 더케이손해보험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일지 고민될 것으로 보인다.
더케이손해보험 노조는 1월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제회와 고용안정협약안을 잠정 합의했지만 하나금융지주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며 “고용안정 보장 없는 매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구조조정 걱정없는 협약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매각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케이손해보험 대주주인 교직원공제회와 더케이손해보험 노조는 고용승계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영업점 통폐합, 부서폐지, 조직개편, 직무변경 및 근무지 조정 등의 사항을 노조와 협의한다’, ‘회사의 경영 정책에 필요한 용역, 아웃소싱 등을 시행할 때 노동조합과 협의하며 인력 이동이 수반되는 아웃소싱은 노사 합의를 통해 시행한다’ 등을 뺀 제시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가 고용보장 때문에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은행부문 강화에 온힘을 쏟고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종합손해보험사를 인수할 기회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가격도 1천억 원 안팎으로 크게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손해보험사 매물은 더케이손해보험뿐이다.
MG손해보험도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매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지만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