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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동부제철 인수 한 걸음 더 나가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4-25 1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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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이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수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권오준, 포스코 동부제철 인수 한 걸음 더 나가  
▲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 회장은 애초 포스코가 동부제철을 인수하지 않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정부의 요구가 강해지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해외기업이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인수할 경우 국내 기술 유출을 우려해 포스코가 동부제철을 인수하길 바랐다.

권 회장은 대신 파이넥스 1공장의 해외매각에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오승철 상무는 24일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와 관련해 “해당 자산 매입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수라는 표현을 쓰지만 저희는 참여라고 생각한다”며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매각하는 과정에 참여하면 현재 공급과잉 상태인 국내 칼라강판사업을 구조조정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상무가 ‘참여’라는 말을 쓴 것은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경우 산업은행이 직접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포스코의 투자 부담을 20~30% 수준으로 줄여주겠다고 제안한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포스코는 애초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에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산업은행으로부터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 제안을 받은 뒤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는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과 거리가 멀어 걱정”이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기존 입장과 달리 ‘매입 검토’라는 다소 진전된 입장을 표명하게 된 것은 정부의 압력 때문이다.

오 상무는 동부당진발전에 대해 “발전소 인허가가 가장 확실하고 철탑 송전선로도 이미 확보 된 상태”라며 “수요 산업단지도 많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도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동부당진발전이 포스코를 인수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였음을 시사한다. 권오준 회장도 포스코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에너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필요하면 인수합병도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이 해외기업에 매각될 경우 기술유출과 시장잠식을 우려해 국내기업이 인수하는 방향으로 내부지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국내기업 중 동부제철 매물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포스코를 유력 인수후보로 점찍은 뒤 포스코를 끌어들이기 위해 애를 썼다.

  권오준, 포스코 동부제철 인수 한 걸음 더 나가  
▲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겸 KDB산업은행장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경우 직접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포스코의 투자 부담을 20~30% 수준으로 줄여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포스코가 인천공장에 투자할 경우 동부당진발전의 우선협상권을 포스코에 주기로 했다. 포스코는 산업은행의 파격적 매각조건에 매력을 느꼈을 뿐 아니라 정부의 뜻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판단하고 협상에 나섰다.


포스코가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로 선회한 배경에 파이넥스 1공장 해외매각의 순조로운 승인을 얻기 위한 것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는 최근 파이넥스 3공장 가동을 앞두고 시험용 공장인 기존 1공장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와 미주 등의 해외기업 3곳이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다. 하지만 파이넥스 설비는 국가중요시설이기 때문에 매각하려면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오 상무는 파이넥스 1공장 매각과 관련해 “해외기업에 단순히 설비를 매각하는 것은 기술유출 등 우려되는 점이 많기 때문에 설비매각과 함께 해외기술판매를 희망한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한 뒤 포스코 재무 건정성 강화를 위해 부실 계열회사 통폐합, 계열회사 기업공개, 비핵심 자산매각 등을 추진해 왔다. 파이넥스 1공장의 가치는 7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매각될 경우 포스코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가 정부의 뜻을 수렴해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 검토라는 성의를 보임에 따라 정부도 포스코에 파이넥스 1공장 매각 승인에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으로 포스코는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다만 동부제철 인수를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오 상무는 “가격과 가치가 괜찮더라도 포스코 재무구조 개선에 부정적이라면 인수 가능성은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KDB산업은행과 오는 28일로 예정된 실사를 해 봐야 확실한 내용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동부제철을 인수하더라도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권 회장의 경영방침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산업은행에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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