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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총수 지키기 위해 어머니 이명희에게 손 내밀까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0-01-16 16: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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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항항공 직원에게 한진칼 주주총회 업무를 도우라고 지시하는 등 경영권 사수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항공업계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그룹 경영과 관련해 조원태 회장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원태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6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원태</a>, 한진그룹 총수 지키기 위해 어머니 이명희에게 손 내밀까
▲ 왼쪽부터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최근 대한항공 직원 여러 명을 한진칼 주주총회 업무를 도우라며 파견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행보를 두고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등기이사 재선임을 지지해줄 일반주주 등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지난해에도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는 절차를 진행했다”며 “현재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물밑에서 총력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 갈등을 아직까지 봉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은 올해 초 조현아 전 부사장과 만남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및 반도그룹 관계자 사이 만남이 이뤄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조원태 회장도 경영권 사수를 위한 행보를 서두르는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와 반도그룹 등 다른 주주를 만났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다른 주주들과 한진그룹의 경영과 관련한 내용을 논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한진칼 주요주주의 지분구성을 살펴보면 한진가는 조원태 회장이 6.52%,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7%, 이명희 전 이사장이 5.31%를 쥐고 있다.

여기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17.29%, 델타항공이 10.0%, 반도그룹이 8.28%, 국민연금이 4.11%를 들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 및 반도그룹과 손을 잡게 되면 32.06%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조원태 회장은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과 한진칼에 업무복귀한 조현민 전무의 지분을 합쳐도 22.99%를 확보한 것에 불과하다.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과 조현민 전무의 의중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정한 상황을 맞고 있다. 

델타항공은 최근 4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하면서 “지난해 다양한 전략적 투자가 이뤄졌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을 향한 지분투자”라며 “이는 잉여 현금흐름 창출과 관련된 투자”라고 말했다.

델타항공이 언급한 것처럼 수익을 내기 위해 한진칼에 지분투자를 한 것인 만큼 경영권을 쥐게 될 확률이 높은 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델타항공을 조원태 회장의 절대적 우군으로 분류하기도 어렵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처럼 불리한 상황에 놓인 조원태 회장이 결국 어머니 이명희 전 이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해 경영권 분열을 봉합하려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은 가족들이 결속할 수 있도록 하는 열쇠를 이명희 전 이사장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고집을 꺽지 않으면서 조원태 회장 쪽에서 어머니 이명희 전 이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이명희 전 이사장이 부모로서 남매 사이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유일한 존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시장의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 볼 때는 불확정성이 커져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할 것이라고 바라본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진그룹은 부채비율 문제와 재무구조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많이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공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전략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경영권 분열상황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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