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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리딩뱅크 올해도 지킬까, 인수합병 쉽지 않아 장담 못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01-07 15: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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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라이벌인 KB금융지주를 넘고 금융지주회사 순이익 1위를 지켜내기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하지만 KB금융지주가 대규모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는데다 KB국민은행 등 계열사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신한금융지주가 선두를 지켜내기 위한 방어전략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신한금융지주 리딩뱅크 올해도 지킬까, 인수합병 쉽지 않아 장담 못해
▲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7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2019년 연간 실적은 2월 중순께 발표된다.

KB금융지주도 비슷한 시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지주와 2019년도 경영성과를 놓고 어떤 기업이 우위를 차지했는지 판가름이 나게 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지배주주 순이익 3조4990억 원, KB금융지주가 3조3010억 원을 내 신한금융지주가 승기를 잡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7년에 KB금융지주에 순이익 선두를 내줬는데 2년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켜내게 되는 셈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르면 1월 중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를 마무리해 2020년 1분기 실적부터 반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올해도 KB금융지주와 실적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오렌지라이프의 2019년 실적 추정치를 기반으로 계산하면 2020년부터 신한금융지주의 지배주주순익이 연간 1천억 원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B금융지주가 2020년에 푸르덴셜생명 인수 등 대규모 인수합병에 뛰어들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경쟁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푸르덴셜생명의 2019년 연간 순이익은 2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KB금융지주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인수해 실적에 반영한다면 1천억 원 이상의 순이익 증가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KB금융지주가 2020년에는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금융지주 1위 자리를 되찾을 기회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최 연구원은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수익원 다변화와 이익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KB국민은행 등 KB금융그룹 주요 계열사가 최근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점도 신한금융지주가 선두 유지를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최 연구원은 "KB국민은행의 2019년 4분기 대출 성장률은 3%로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고 시중은행 평균치인 1.5%도 크게 웃돌았다"며 "실적을 효과적으로 선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지주가 2017년을 제외하고 10년 넘게 지키고 있는 금융지주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 것은 경영진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 데다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2020년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연임한 뒤 보내는 첫 해인 만큼 선두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임기 동안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데도 핵심으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지주도 올해 인수합병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KB금융지주와 1위 싸움이 결국 두 금융그룹 사이 인수합병 경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

조 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사업영역 확장과 강화 관점에서 국내와 해외,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전략적 인수합병을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신한금융지주가 2020년에 대형 인수합병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지분을 마저 인수한 뒤 최대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인수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는 큰 매물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KB금융지주가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주요 계열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내실경영에 집중하는 것이 선두 유지에 가장 효과적 전략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 등 비은행계열사의 성장이 신한금융지주의 2020년 실적 증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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