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관석 자이에스앤디 신임 대표이사가 상장 뒤 첫 해인 2020년 회사의 본격 성장을 이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가로주택 정비사업 활성화정책이 자이에스앤디가 사업기회를 확대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 엄관석 자이에스앤디 신임 대표이사.
5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는 중소규모 주택 단지의 개발 및 정비사업에서 차별화한 강점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자이에스앤디는 중소규모 단지의 주택과 오피스텔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어 대형건설사와 비교해 사업구조, 규모,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이르네’ ‘자이엘라’ 등 모회사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에서 파생한 독자 브랜드를 사용하는 점은 다른 중소형 건설사와 다른 자이에스앤디 만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엄 대표는 GS건설에서 30년 가까이 주택영업과 도시정비 분야에 종사한 주택사업 전문가로 2019년 말 GS건설 정기 임원인사에서 자이에스앤디 새 대표에 올랐다.
자이에스앤디는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올해부터 주택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순조롭게 이끄는 것이 신임 엄 대표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건설업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이에스앤디는 현재 공모가 5200원을 넘는 주가를 꾸준히 유지하며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정부가 ‘소규모 주택정비 특례법’ 시행을 통해 사업기간을 줄이고 용적률 및 최고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등 중소형 도시정비사업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정부가 2019년 말 발표한 ‘12·16 부동산시장 안정화방안’에서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자이에스앤디의 향후 사업 확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도로나 광장, 공원으로 둘러싸인 1만㎡ 미만 면적의 땅에 20세대 이상의 낡은 단독, 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재생사업이다. 재건축·재개발사업과 비교해 규제를 덜 받고 사업추진이 빠르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주택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가로주택 정비사업의 요건과 사업성을 3월부터 완화 및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역면적 및 사업시행 면적이 기존 1만㎡에서 2만㎡으로 최대 2배 넓어지고 세대 수는 기존 250세대에서 500세대로 늘어난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에서도 제외하기로 했다.
도시정비시장 일감 부족에 따라 현대건설 등 주요 대형건설사들이 가로주택 정비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뚜렷한 사업 영역을 보유한 자이에스앤디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3월 말 기준 서울 강남4구에서 진행되는 가로주택 정비사업지는 20곳으로 평균 주택가격이 높으면서 노후화된 단독, 다가구주택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자이에스앤디는 자이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이 지역에서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건설업종 수주환경을 악화하고 있지만 가로주택 정비사업 활성화방안은 자이에스앤디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건설업종 내 어느 건설사보다 수주 성장성을 향한 신뢰도가 높다”고 바라봤다.
엄 대표는 1964년 태어나 부산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GS건설 재개발팀으로 입사해 주택분양팀장, 주택분양관리팀장, 도시정비기획팀장 상무 등을 거쳤다.
2019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자이에스앤디 대표를 맡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