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모두 1960년 태어나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 금융권 대표적 쥐띠 CEO다.
임 사장이 최근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사장단 인사에서 연임을 결정지으며 쥐띠해인 내년에도 카드업계 부진 극복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이들의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2020년에도 소비 위축과 카드대출 수요 감소로 어려운 시장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카드사 CEO들은 저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차별화된 새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고 있다.
임 사장은 카드업계 밖으로 눈을 돌려 신한카드의 새 사업영역을 찾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상장을 앞당기기 위해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신한카드는 29일 미래형 사업구조 전환을 통한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새 사업모델 발굴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의 조직개편은 간편결제서비스와 디지털 기반 수익모델 발굴, 다양한 분야의 금융서비스 사업화를 각각 책임지는 3개 조직을 중심으로 전체 사업그룹을 재편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임 사장이 내년까지 연임하게 된 만큼 10월 열린 신한카드 창립기념식에서 내놓은 ‘한계 극복’ 전략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임 사장은 신한카드가 카드회사의 주요 사업에 얽매이지 않고 핀테크 등 다른 분야 금융회사와도 직접적으로 경쟁해 카드업계뿐 아니라 전체 금융업계에서 약진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가입자 수와 연간 순이익 모두 국내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와 대출 등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성장여력에 갈수록 한계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 사장에게 2020년은 신한카드가 성장성과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발굴하고 빠르게 주요 수익원으로 키워내야 하는 개척과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상장계획을 최근 공식화한 만큼 기업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받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잠재력 증명 등을 2020년에 가장 중요한 과제로 안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2020년 말에 상장을 위한 준비를 마칠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더 좋게 평가받기 위해 시기를 2021년까지 늦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금융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만큼 현대카드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현대카드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나 호조를 보였지만 영업수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성장성에 확신을 보여주기 쉽지 않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기업가치 상승을 2020년의 뚜렷한 목표로 제시한 만큼 해외시장과 핀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현대카드는 한국 경기 침체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동남아시장 진출 확대와 인공지능 기반 신사업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기찬 사장 역시 삼성카드의 새 성장동력 발굴을 2020년 주요 과제로 안고 있다.
삼성카드가 올해 코스트코와 독점 제휴계약을 현대카드에 빼앗기고 시장 점유율에서 타격을 받는 등 악재를 맞았기 때문에 반등 계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원 사장이 내년 3월로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삼성그룹 사장단인사가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는 점은 원 사장의 거취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원 사장은 최근 삼성그룹 노조와해 혐의와 관련한 1심 재판에서 노조 방해전략 수립 및 실행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유죄 판결도 받았다.
임 사장은 올해까지 신한카드에서 3년, 원 사장은 삼성카드에서 6년, 정 부회장은 무려 16년의 대표이사 임기를 보내며 최근 수년 동안 사실상의 라이벌 관계로 경쟁을 이어왔다.
2020년에는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삼성카드가 저마다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쥐띠 CEO들 사이 자존심 싸움에 열기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