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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 5월 울산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회사 설명을 듣고 있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극비리에 인도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인도 석유부 장관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인도가 발주하는 LNG선의 수주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도가 발주하는 LNG선은 현지건조 방식이어서 기술유출 우려가 있지만 인도는 최근 조선업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 권 사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3일 고위급 대표단을 인도에 파견해 다르멘드라 프라단 석유부 장관과 인도에서 LNG선을 건조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단 인도 석유부 장관은 “현대중공업의 고위급 대표단이 방문했고 그들이 인도에서 LNG선을 건조하는데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인도 국영가스회사 GAIL은 2017년부터 20년 동안 미국산 LNG를 인도로 운송하기 위해 4237억 루피(7조2천500억 원)를 들여 LNG선 9척을 발주하려고 한다.
GAIL은 발주조건에 LNG선 9척 가운데 3척을 인도의 조선소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 때문에 세계 조선사들은 기술유출 우려로 입찰에 응하지 않아 GAIL이 발주할 때마다 번번이 유찰됐다.
이에 따라 권 사장이 인도에 대표단을 파견한 사실을 놓고 현대중공업이 LNG선을 수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인도의 L&T조선소와 LNG선 건조지원에 대한 기본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인도 조선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마쳤다.
모디 인도 총리도 지난 5월 방한했을 때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에게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인도 조선업의 발전을 위한 파트너가 돼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현대중공업이 인도 LNG선을 수주하면 현대중공업의 경영정상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LNG선은 1척당 평균 2억 달러가 넘는 대표적고부가가치선으로 조선사에 많은 이윤을 남겨준다.
현대중공업이 인도 LNG선을 수주하게 되면 인도 정부와 협력관계를 쌓아 인도 군함시장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도는 해안선이 7500km에 이르고 세계의 중요한 해상무역로가 인도양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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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인도는 소말리아 해적 등 해상 안전문제와 중국과 인도양 패권다툼으로 해군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 선박의 95%가 상업용인데 비해 인도는 선박의 85~90%가 군용이다.
인도는 2018년까지 공격형 잠수함 6척을 실전에 배치하는데 6천억 루피(10조2480억 원)를 투자하려고 한다. 이 밖에도 스텔스 잠수함 6척 도입 등 잠수함 전력 증강을 위한 40년짜리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1월 인도 국영조선소 HSL(힌두스탄 십야드 리미티드)과 잠수함 건조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컨소시엄을 이뤄 인도 잠수함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
인도의 조선 수요는 연간 400억~500억 달러에 이르지만 인도기업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선박의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