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중국판매 부진이 7월에도 이어지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 같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심각한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은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중형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에서 중형차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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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장기간 고전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고수익을 내던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7월에도 반등하지 못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장 연구원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수요 둔화로 현지 자동차회사와 합작법인의 가격경쟁이 심화하되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부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도 이날 중국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젤라 홍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현지 자동차회사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현대차와 기아차가 보유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7월 내수시장 판매량이 0.5% 늘었으나 해외 판매량이 7.3% 감소했다. 기아차도 내수시장 판매량이 13.9%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량은 15.4%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유럽에서 선전했으나 중국에서 판매가 감소해 전반적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둔화로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자동차회사들의 가격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토종 자동차회사들은 저가 SUV를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회사들도 가격경쟁에 가세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에 따라 가격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 출혈경쟁에 뛰어들면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대신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중형세단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5.8% 줄었지만 중형세단 판매량은 26% 가량 늘었다.
2014년 8월 투입한 기아차의 현지 전략차종 K4와 지난 3월 투입한 현대차의 LF쏘나타 등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소형차와 준중형차를 주로 판매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중형차 판매를 늘려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세웠다.
특히 정몽구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브랜드 이미지의 고급화는 앞으로 중국 자동차시장이 회복했을 경우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9월 신형 투싼을 중국에 출시한다. 기아차도 신형 K5를 중국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신차 출시로 이른 시일에 중국에서 판매부진을 돌파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해외 판매가 부진한 상황인데 중국에서 판매 우려는 4분기 현대차가 신형 투싼, 기아차가 신형 K5를 투입하는 시점을 전후해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