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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욱, 농협경제지주 자생력 확보할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7-31 19: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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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자생력 확보할까  
▲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 <뉴시스>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대표가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시험대에 섰다.

농협경제지주는 7번째 홈쇼핑 채널인 공영TV홈쇼핑 ‘아임쇼핑’ 출범에 참여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이 홈쇼핑 채널을 통해 농축산물 판매망을 넓히기로 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중앙회의 농산물 유통전문자회사 농협하나로유통과 쌀 판매를 담당하는 농협양곡의 경영권도 넘겨받았다.

이 대표는 농협경제지주의 이런 몸집 키우기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대표 앞에 놓은 장애물도 많다. 농협경제지주가 신사업을 확대할 자본이 부족하다는 말도 나온다.

◆ 농협경제지주의 희망 홈쇼핑, 실제 실익은?

이 대표는 최근 개국한 7번째 TV홈쇼핑 아임쇼핑을 농협경제지주의 새 수익원으로 기대한다.

아임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50%), 농협경제지주(45%),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5%)가 출자한 800억 원 규모의 컨소시엄법인이다. 이영필 전 CJ오쇼핑 상무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홈쇼핑은 판매수수료가 높아 농산물을 팔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며 “아임쇼핑을 통해 수수료를 낮추고 2020년까지 농산물 판매액 3천억 원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가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홈쇼핑법인 ‘홈앤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919억 원으로 늘렸다. 영업이익이 2013년보다 17.3% 증가했다. 이 대표는 아임쇼핑도 홈앤쇼핑 같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아임쇼핑의 성공은 미지수다. 아임쇼핑은 지역에 따라 17번, 20번, 21번, 22번 채널을 배정받았다. 기존 홈쇼핑 6개 기업들은 20번대 아래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송출수수료를 감수했다. 지상파가 가까운 채널일수록 노출확률이 높아져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임쇼핑이 판매수수료를 앞으로 3년 동안 23%, 그 뒤 20% 이하로만 받게 되는 것도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기존 홈쇼핑 6개 회사들은 평균 판매수수료로 34%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CJ홈쇼핑은 송출수수료로 연간 2400억 원을 내지만 아임쇼핑은 400억 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며 “좋은 채널을 받지 못해도 휴대전화로 우수회원을 모집해 모바일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자생력 확보할까  
▲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가 지난 4월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농협경제지주 사업구조 개편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농협하나로유통으로 수익성 강화 나서


이 대표는 지난 6월 임기 2년의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로 다시 선출됐다. 이 대표는 이를 계기로 농협경제지주의 농산물 유통과 판매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중앙회 자회사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양곡의 지분을 지난 6월 넘겨받았다. 이로써 농협경제지주는 계열사를 14개에서 16개로 늘렸다.

농협하나로유통은 국내 최대규모의 농산물 판매유통기업이다. 2013년 기준으로 매출만 11조2천억 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농협하나로유통은 협동조합의 장점과 기업체의 장점을 접목한 국내 유일의 조직”이라며 “이런 특수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사적 물류, 구매,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하나로클럽 파주점과 농협유통 상록점, 둔촌점 등을 거쳐 고양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사장까지 지낸 유통 전문가다.

하지만 농협하나로유통이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기존 대형마트와 직접 경쟁할 경우 사업성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하나로유통 직원 2584명은 그동안 농협중앙회 기준에 맞춘 임금을 받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다른 대형마트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건비 등 사업비를 조정하지 않는다면 시중 대형마트와 경쟁에서 이기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하나로유통 관계자는 “농협하나로유통은 농협중앙회 아래 있었을 때부터 민간 대형마트와 경쟁했다”며 “기존에 하던 사업을 농협경제지주로 옮긴 것이라 경쟁구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택배사업 진출은 안갯속

이 대표는 농협경제지주의 택배사업 진출을 숙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기존 택배사업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농협경제지주는 진출을 미루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최근 진행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본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택배업계 진출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법적 검토와 농협의 택배업계 진출에 대한 정서적 반감을 고려해 시기결정을 뒤로 미루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농민들은 우체국 택배가 주말영업을 하지 않는 점 때문에 농협경제지주가 택배업을 맡기를 바라고 있다”며 “농산물 판매와 배송에 특화한 택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택배사업 진출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중앙회는 그동안 택배사업 진출을 추진했으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우체국이 지난해 7월부터 주말배송을 하지 않으면서 택배사업의 명분이 생겼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택배사업 진출의사를 밝혔다.

그 뒤 이 대표는 1천억 원에 중소택배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농협경제지주가 택배사업에 진출할 경우 3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찮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거대공룡인 농협경제지주가 택배단가 경쟁을 부추기면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농협경제지주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은 모두를 공멸하게 만드는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우체국이 주말택배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농협경제지주의 택배사업 진출은 명분에 금이 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자생력 확보할까  
▲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 5월7일과 8일 남해화학 여수공장에서 열린 '2015년 농경자회사 시너지 제고를 위한 현장토론회'에 자회사 사장단 14명과 함께 참석해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 자회사 실적 부진과 자본 부족


이 대표는 농협경제지주 자회사들의 실적부진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농협경제지주 자회사 14곳 가운데 8곳이 영업이익에서 2013년보다 뒷걸음질했다.

식품 계열사인 농협목우촌은 지난해 매출 5078억 원에 영업이익 24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0.5%에 불과하다. 농협홍삼은 6년 동안 적자를 내면서 쌓인 손실만 509억 원에 이른다.

농우바이오도 지난 1~3월에 8억 원의 적자를 냈다. 농우바이오는 농협경제지주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곳이다.

농협경제지주가 사업확대를 추진하는 데 자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농협중앙회는 2012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했을 때 NH농협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NH농협금융지주에 자본을 대거 밀어줬다.

농협경제지주는 2013년 자기자본 4조9500억 원을 확보했지만 자생력을 갖추기에 자본이 여전히 부족한 형편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농협경제지주는 약 5조 원의 자본금을 지원받게 됐다.

문제는 정부가 현물출자 5천억 원과 이자만 대신 내주는 이차보전 4조5천억 원 방식으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현물출자된 5천억 원은 비상장사인 한국도로공사 주식이라 현물화가 쉽지 않다.

이차보전 4조5천억 원은 농협중앙회가 4조5천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뒤 농협경제지주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2017년까지 채권 이자를 대신 내주고 그 뒤 농협경제지주가 부채를 갚아야 한다.

농협경제지주 입장에서 자본 부족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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