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의 관리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박대영 사장이 지난해 초 대규모 손실을 반영하며 거의 모든 부실을 털었다고 했지만 올해 2분기에 1조5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부실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중공업이 2분기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박대영 사장의 관리운영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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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분기 3620억 원의 손실을 털어냈는데 올해 2분기 해양플랜트에서 5400억 원을 추가로 손실처리한 점을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이치스·에지나 프로젝트 견적계산이 잘못됐고 이를 막기 위해 엔지니어와 숙련공을 해당 프로젝트에 투입해 기존 주력사업인 드릴십에서도 적자를 냈다”며 “추가투입, 재작업, 낮은 생산성 등 삼성중공업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도 “숫자도 충격적이지만 지난해 충분히 보수적 관점에서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힌 삼성중공업이 또 다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조선사 원가분석 능력이나 관리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잦은 설계변경과 공정지연, 인력자원의 효율적 배분 실패가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손실 원인”이라며 “낮은 선가, 경쟁심화,인력활용 어려움 등 근본적 요인이 해결되지 않아 당분간 저수익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대영 사장은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이 무산된 뒤에도 유임됐다. 이런 과정에서 삼성중공업이 삼성그룹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삼성그룹 차원의 강력한 경영진단을 받은 이후에 또 다시 조 단위 적자를 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단위 손실은 삼성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며 “한 차례 대거 손실을 반영했는데 그 이상의 손실이 또 나왔다는 것은 관리의 삼성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1조54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1조4395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53.7%나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중공업 경영실적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13곳의 증권사 가운데 10곳이 중립 의견을 유지한 가운데 하이투자증권과 메리츠투자증권 두 곳이 매도의견을 냈다. 유진투자증권이 23일 올 들어 처음으로 매도의견을 제시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에 대해 매도의견을 낸 증권사가 세 곳으로 늘었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이날 전일보다 4.48% 떨어진 1만3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주가는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