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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강의 회사, 대박 꿈꾸다 모두 쪽박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4-22 23: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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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강의 회사, 대박 꿈꾸다 모두 쪽박  
▲ 한 학생이 PMP를 통해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메가스터디의 성공은 인터넷 강의의 ‘대박신화’를 낳았다. 메가스터디의 대박신화는 너나 없이 인터넷 강의 시장에 뛰어들게 했다. 대형학원을 비롯해 굴지의 기업까지 대박의 꿈을 꾸며 제2의 메가스터디 신화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메가스터디 이후 대박신화는 없었다. 2000년 메가스터디가 국내 최초로 인터넷 강의 서비스를 제공한 지 올해로 15년째를 맞이 하지만 인터넷 강의 시장에서 쪽박 찬 기업들 얘기만 넘쳐난다.


그나마 살아남은 인터넷 강의 기업들도 흔들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더욱 강화된 사교육대책과 천정부지로 올라간 스타강사의 몸값을 감당할 수 없는 구조 탓이다.


◆ 메가-대성-이투스, 3강 기업도 성장둔화


대입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인터넷 강의 시장은 메가스터디를 필두로 디지털대성과 이투스가 3자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메가스터디는 2000년 설립돼 사교육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인터넷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메가스터디는 2004년 코스닥 상장 2년 만에 시가총액 1조 원을 돌파했고,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현재 메가스터디 시가총액은 4천억 원대로 줄었다. 시가총액 순위도 47위로 떨어졌다.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메가스터디 매출은 2011년 2640억 원에서 지난해 2028억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0억 원에서 383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메가스터디 실적이 부진한 탓에 디지털대성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디지털대성은 인터넷 강의 시장 후발주자로 나서면서 기존 인터넷 강의 기업들을 인수한 덕분에 실적 증가 효과를 봤다. 디지털대성은 온라인 교육 브랜드 대성마이맥을 운영해오다 2011년 티치미를, 2012년 비상에듀를 잇따라 인수했다.


디지털대성의 온라인 교육부문 매출은 2011년 95억 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33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메가스터디 매출의 20%도 채 되지 않는다.


이투스교육은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청솔학원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투스교육은 2000년 서울대학교 벤처 동아리 학생들이 창업한 엔포유 에듀케이션을 전신으로 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06년 이투스교육을 인수했으나 대기업이 사교육시장에 진출한다는 비난이 쏟아진 데다 이투스교육 실적까지 악화는 등 악재가 겹치자 본업인 인터넷사업에 집중한다는 명목으로 2009년 입시전문학원 청솔학원에 이투스교육을 매각했다. 이투스교육의 매출은 2012년 380억 원에서 지난해 482억 원으로 늘었다.


◆ 제2의 메가스터디는 없었다


제2의 메가스터디를 꿈꾸며 숱한 기업들이 인터넷 강의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승자가 독식하는 인터넷 강의 시장 특성상 실패하는 기업들도 속출했다. 후발주자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도 시장지형을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 온라인 교육기업 실패 사례로 대상그룹이 300억 원을 투자한 더체인지를 들 수 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소유주인 유티씨앤컴퍼니는 2009년 김종학프로덕션을 인수해 더체인지로 이름을 바꾸고 교육사업에 뛰어든다. 유티씨앤컴퍼니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전문회사다.

  인터넷강의 회사, 대박 꿈꾸다 모두 쪽박  
▲ '삽자루'로 유명한 우형철 선생은 2011년 비타에듀에서 이투스교육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50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제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체인지는 출범 이후 온라인 교육 사이트 크레듀엠과 에듀포스, 마이티클래스 등을 잇따라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 오프라인에서도 전국 55개 초중고 학원과 특목고 전문학원 등을 인수해 온-오프 융합 모델을 꿈꿨다.


하지만 더체인지의 실적은 좋지 못했다. 무리한 인수가 오히려 화근이 됐다. 더체인지의 한 관계자는 “돈을 투자해 몸집을 키우면 자연히 매출이 오를 것이라고 봤지만 교육시장은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더체인지는 실적부진으로 재무상황까지 악화됐다. 유티시앤컴퍼니는 2011년 코스닥 상장회사인 디지털아리아를 인수한 뒤 더체인지와 합병했다. 합병 이유를 교육사업 확대라고 밝혔지만 곧바로 교육사업을 접는다. 유티씨앤컴퍼니는 인터넷 강의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불과 2년 만에 무려 20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메가스터디에 이어 업계 2위로 인정받던 비타에듀도 그 영향력이 대폭 줄었다. 2011년 비타에듀 소속 강사들이 대거 이투스교육으로 빠져나가면서 비타에듀는 추락했다. 이후에도 강사들의 유출이 계속되면서 비타에듀의 명성은 옛말이 됐다.


◆ 입시정책 변화에 요동, 막대한 스타강사 몸값 부담


메가스터디를 비롯한 인터넷 강의 기업들의 실적악화 주 원인은 사교육을 억제하는 정부의 입시정책이다.


인터넷 강의 기업들은 오프라인 스타 강사들을 온라인으로 옮겨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의로 수익을 창출해 냈다. 특히 수능이 대입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할 때 매출은 더욱 빛을 냈다. 강사들의 강의가 이른바 '족집게'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0년부터 교육방송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연계강화를 추진했다.  수능도 매우 쉽게 출제했다. 자연히 인터넷 강사들의 '족집게' 강의의 위력이 떨어졌다.

또 입시전형에서 수능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정시모집 인원을 줄이는 대신 논술 면접 내신 등 다양한 전형자료를 활용하는 수시모집을 늘렸다. 대학정원 모집에서 수시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80% 이상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정부의 이런 사교육 억제 정책은 인터넷 강의로 향하던 학생들을 돌려 세웠다. 인터넷 강의 업체들에게 치명적이었다. 문제는 정권이 바뀌어도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대책은 변함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강의 기업들의 위기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강의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스타강사 시스템 때문이다.


‘삽자루’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강사 우형철씨는 2011년 비타에듀에서 이투스교육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50억 원에 이르는 이적료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투스교육은 우씨를 포함한 11명 강사의 계약금으로 300억 원을 제시하는 한편 회사 지분 20%와 강의 수입 30%를 제공한다는 파격적 조건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씨는 이른바 1타강사(스타강사)로 다른 스타 강사와 팀을 이뤄 강의해 왔다. 인터넷 강의 업체 사이에서 1타 강사는 해당 과목에서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온 강사를 일컫는다.


스타강사들의 영입이 매출과 직결되고 인터넷 강의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게 되면서 스타강사들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 올랐다. 이는 결국 인터넷 강의 기업들의 경영상황을 어둡게 만드는 주범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강의 기업들은 스타강사를 포기할 수 없다. 수강생들이 스타강사만 찾고 스타강사가 소속기업을 옮길 때마다 따라다니는 현상은 계속됐기 때문이다.


인터넷 강의 기업에서 스타강사 1명이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를 상회하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스타강사 시스템 아래에서 인터넷 강의 기업들은 스타강사를 영입하고 이들을 홍보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쓰면서 자금 여력이 없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특히 스타강사들의 몸값은 수강료 인상을 불러왔다. 인터넷 강의의 장점인 저렴한 수강료는 점차 사라졌다. 대신 오프라인 강의와 인터넷 강의의 수강료가 비슷해지면서 인터넷 강의에 등을 돌리는 수강생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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