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기존 패션 브랜드 판권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꾀하고 있다.
기존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 국내 독점 유통판권 계약을 맺고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에서만 판매했지만 앞으로는 경쟁 백화점에도 입점해 판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늘릴 계획을 세웠다.
3일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12월 중순부터 명품 브랜드인 ‘스테파노리치’를 롯데백화점 본점인 소공점에 입점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외부 출점에 속도를 낸다.
스테파노리치는 이탈리아 명품 정장 브랜드로 한화갤러리아가 국내 판권을 확보해 그동안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해외 패션 브랜드인 ‘간트’도 국내 독점 유통권을 확보하면서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을 포함해 2020년까지 모두 7개 매장을 낼 계획을 세워뒀다.
이밖에 국내 독점 유통판권을 지닌 프랑스 명품 브랜드 포레르빠쥬와 해외 화장품브랜드 노에사도 외부출점을 통해 유통망을 확장한다.
당초 한화갤러리아는 해외에서 브랜드 판권을 확보하면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에만 입점하는 방식으로 백화점 경쟁력을 끌어 올렸는데 이제는 다른 백화점 등 외부로 확장을 꾀하는 것이다.
우선 확보한 브랜드 판권을 내부에서만 활용하기에는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 외부출점을 추진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은 현재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를 포함해 전국에 모두 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압구정점이 명품관WEST와 명품관EAST로 나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5개 점포로 국내 다른 백화점회사들의 점포 수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김 사장은 국내 백화점업계가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급 이미지’를 내걸면서 명품 브랜드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갤러리아가 보유한 고급 패션브랜드의 외부 백화점 진출이 수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을 시작으로 올해 9월부터 롯데백화점도 본격적으로 고급 백화점을 발돋움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백화점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전국에 모두 31개 매장을 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백화점 매장만 12개를 운영하고 있어 외부출점이 이뤄지면 패션브랜드 판권으로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한화갤러리아의 새 성장동력으로 패션사업을 점찍었다.
올해 3월부터는 패션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패션사업부’라는 조직을 새로 만들어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국내에서 유통할 만한 브랜드를 찾는데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김 사장으로서는 기존의 사업을 활용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입을 낼 수 있는 방안으로 해외 패션 브랜드의 유통사업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판권을 활용하면 매출의 일부분을 ‘수수료’형태로 해외 브랜드에 지급하고 남은 부분을 한화갤러리아가 차지할 수 있다. 자체 브랜드를 제작해 유통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낮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올해 3월부터 브랜드사업 기반을 구축했다”며 “내년부터 브랜드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갤러리아 패션사업부문의 경쟁력과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