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택시기사 욕설 견뎌낸 이재웅 박재욱, 타다 합법 판결 '절실'

임재후 기자 im@businesspost.co.kr 2019-12-02 17: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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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쏘카 대표이사와 박재욱 VCNC 대표이사는 평소 의견을 적극 표출하던 것과 달리 법정에서는 말을 극도로 아꼈다.

이 대표는 특히 택시기사들의 표적이 돼 온갖 심한 욕설을 들으면서도 단 한마디 변명을 하지 않았다.
 
[현장] 택시기사 욕설 견뎌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314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웅</a> 박재욱, 타다 합법 판결 '절실'
이재웅 쏘카 대표이사(왼쪽)와 박재욱 VCNC 대표이사가 2일 '타다'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하는 논의가 ‘타다’에 녹록치 않게 흘러가면서 이 대표와 박 대표는 기존 사업방식이 합법이라는 판결이라도 받아 국회에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했다.

검찰은 타다를 무면허 유상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으로 판단하고 이 대표와 박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각 대표가 이끄는 법인인 쏘카와 VCNC도 재판에 넘겼다.

공판이 끝난 뒤 이 대표가 법정에서 걸어나오자 택시기사들은 이 대표를 강하게 쏘아붙였다.

택시기사들은 “그 좋은 머리를 왜 이런 데에 쓰는 거냐”, “불법인지 합법인지 구별도 못하냐”고 고함을 질렀다. 이 대표와 박 대표 모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자 “아무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더 심한 욕설에도 표정을 담담하게 유지했다. 

이 대표는 평소 의견을 거침없이 표출해왔는데 이날은 말을 아끼고 듣기만 했다. 법정에서 나올 때 취재진이 심경을 물었으나 이 대표는 입에 검지를 대고 손으로 입을 가리는 등 답변을 하지 않겠다는 몸짓을 보였다.

박 대표도 11월29일 스타트업 박람회에서 타다를 적극 변론하던 모습과 달리 이날은 입을 열지 않았다. 불리한 진술을 피하고 택시기사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아무말도 하지 않기로 법률대리인들과 말을 맞춘 듯 보였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앞서 공판 20분 전에 함께 승용차를 타고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옅은 미소를 띠었다.

그들은 포토라인을 지나쳐 법정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인터뷰를 위해 기다리던 기자가 막아 서고 검찰 관계자가 밀어 세우자 마지못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 “재판에서 다 말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법정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 대표와 박 대표는 법정에 들어서자 미소가 사라졌다. 이 대표는 쏘카 법인대리인과 한두 마디를 나눈 뒤 침묵을 이어갔으며 박 대표는 어색하게 주위를 조용히 둘러봤다.

변호인이 모두진술을 50분 가까이 이어나가는 동안 박 대표는 초조한 듯 이따금씩 팔짱을 끼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타다는 현재 불법으로 규정될 상황에 놓여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여객운수법 개정안에 11~15인승 승합차에 기사 알선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번 회기 안에 소위를 열고 개정안을 통과하는 데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는 10일 종료한다.

2일 이 대표와 박 대표는 검찰의 기소내용을 전부 부인했다. 타다는 렌터카에 기사를 알선하는 방식으로 합법적 운행을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타다의 실질을 콜택시로 보고 국토부 면허를 받지 않고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으로서 타다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는 이번 회기에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고 법원에서 타다가 법에 합치한다는 판결을 내려 국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대표와 박 대표의 변호인들은 재판부와 다음 기일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급적 12월 안에 기일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11월27일 입장문을 내고 공청회와 공개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기회를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박홍근 의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와 박 대표가 개정안 통과를 무산하거나 지연하려는 의도를 품었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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