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이 도레이케미칼 자진상장폐지를 위한 지분율 확보에 또 실패했다.
도레이케미칼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가격을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레이케미칼은 좋은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 회장은 도레이케미칼 자진상장폐지를 위해 추가부담을 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도레이케미칼 자진상장폐지 난항
도레이첨단소재는 24일 자진상장폐지를 추진중인 자회사 도레이케미칼의 2차 주식공개매수 기간에 지분 3.05%를 늘려 모두 89.91%의 도레이케미칼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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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
도레이첨단소재가 도레이케미칼을 자진상장폐지하기 위해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 4월 1차 공개매수를 통해 자진상장폐지를 시도했지만 도레이케미칼 지분 86.86%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에 1주당 2만 원의 2차 공개매수를 통해 다시 자진상장폐지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도레이케미칼 자진상장폐지를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은 2만 원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회장은 줄곧 공개매수가격을 높이는 것을 거부해 왔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일본 화학그룹 도레이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의 자회사인 도레이케미칼은 국내 2위의 폴리에스터 섬유업체이자 세계 4위의 역삼투압필터 업체다.
도레이첨단소재가 자회사 도레이케미칼을 자진상장폐지하려는 이유는 자진상장폐지로 비상장사로 전환하면 소액주주의 감시나 경영간섭, 경영사항 공시, 분기결산보고 등의 부담을 덜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기업이 현지기업을 인수하면 자진상장폐지 뒤 합병하는 경우가 많다.
도레이첨단소재도 도레이케미칼을 상장폐지한 뒤 합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도레이첨단소재와 도레이케미칼의 대표이사와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서로 떨어져 있던 두 회사의 본사를 여의도 전경련회관으로 한데 모았다.
◆ 도레이케미칼 주가급등
도레이케미칼의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5500원(27.76%)오른 2만5300원에 장을 마쳤다.
도레이케미칼이 흑자전환을 하는 등 경영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도레이케미칼은 이날 올해 2분기 매출 1851억 원, 영업이익 69억5천만 원, 당기순이익 57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도레이케미칼은 1분기 매출 2079억 원, 영업손실 9억 원, 당기순손실 43억 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할 때 영업이익은 74.0%, 당기순이익은 282.9%나 늘어났다.
이 회장은 도레이케미칼의 실적회복과 주가상승으로 자진상장폐지를 위해 추가부담을 안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도레이케미칼의 자진상장폐지를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은 도레이첨단소재가 공개매수단가를 2만 원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주길 원하고 있다.
이 회장은 도레이케미칼 자진상장폐지를 위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해 나머지 지분을 매입해서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거나, 아니면 9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다음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소액주주 지분율이 10% 미만인 상태가 2년 연속 이어질 경우에 상장폐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