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수천억 원대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김영태 전 재경본부장 전무가 분식회계 가능성을 제기하자 김 전무를 해임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 의혹과 맞물려 파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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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4천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으나 원가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수익을 부풀렸다는 내부증언이 나왔다고 23일 KBS가 보도했다.
원가율이란 총 수주금액에서 공사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원가율이 100%를 넘으면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실제 영업이익이 1천억~1500억 원 수준이었으나 영업이익을 4천억 원으로 맞추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수익을 부풀렸다.
이날 공개된 현대엔지니어링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7천억 원 규모의 오만 가스처리시설 사업장의 원가율이 91%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104.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를 통해 이 사업장에서 약 1천억 원의 손실을 숨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다른 13개 사업장에서도 이 비슷한 방법으로 모두 3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감췄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분식회계는 없었고 회사와 마찰을 빚은 개인이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김영태 재경본부장 전무를 6개월 만에 해임하고 후임에 이상국 전무를 선임했다. 김 전무는 올해 1월 실시된 현대차그룹 인사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무가 김위철 사장 등 경영진에게 회계결산에 오류가 있다며 분식회계 가능성을 지적해 해임됐다는 말이 현대엔지니어링 안팎에서 나돌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와 합병한 뒤 지난해 매출 5조6891억 원, 영업이익 4084억 원을 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보면 현대건설 38.62%,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11.72%, 현대글로비스 11.67%, 기아자동차 9.35%, 현대모비스 9.35%,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4.68%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아 정 부회장의 현대차그룹 승계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