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업계 2위인 삼표가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승리했다.
정도원 삼표 회장은 동양시멘트 인수를 통해 시멘트와 레미콘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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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원 삼표 회장. |
동양시멘트는 시멘트 시장점유율 12.8%로 업계 4위다.
동양시멘트가 레미콘기업에 인수되면서 시멘트업계의 재편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23일 삼표-산업은행 컨소시엄과 한앤컴퍼니를 동양시멘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표 컨소시엄은 동양이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 55%를, 한앤컴퍼니는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분 19%를 각각 인수한다.
동양시멘트 인수전은 예비입찰에서 9곳의 후보가 뛰어들었을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삼표 컨소시엄을 비롯해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 유진기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컨소시엄, 한앤컴퍼니 등 5곳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삼표 컨소시엄은 약 8천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해 다른 후보들을 크게 따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표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주당 1만4천 원으로 23일 동양시멘트 종가 6990원의 두 배 수준이다.
정 회장은 동양시멘트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매년 건설회사, 레미콘회사, 시멘트회사가 참여하는 시멘트 가격협상에서 중간 유통단계인 레미콘회사는 불리한 입장에 놓였기 때문이다.
레미콘회사가 시멘트회사를 손에 넣을 경우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
시멘트업계는 과점체제인데 다른 시멘트회사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게 되면 시장지배력이 높은 1위 기업이 출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레미콘회사가 시멘트 가격협상에서 더욱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정 회장이 동양시멘트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올해 들어 동양시멘트 출신 임직원을 삼표에 대거 영입해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또 산업은행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자금을 확보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삼표는 레미콘과 시멘트사업을 모두 아우르면서 시멘트 가격 결정권을 갖게 됐다”며 “당장 시멘트 가격 협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앤컴퍼니가 지분 인수에 성공한 것도 주목된다.
한앤컴퍼니는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고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도 거느리고 있다. 슬래그시멘트 분야에서 국내 1위에 올라있는 시멘트업계의 강자다.
한앤컴퍼니는 동양이 보유한 지분 55%에 대해서도 2순위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라 상당한 자금력을 과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