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은 20년 가까이 공들여온 미국 두부시장에서 머지않아 투자의 수확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풀무원의 미국법인 풀무원U.S.A.가 채식시장 증대와 아시안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주력인 두부제품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풀무원U.S.A는 2018년 영업적자 260억 원을 냈는데 2020년에는 영업적자가 2018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투자는 풀무원이 빠르면 2021년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풀무원 해외사업의 핵심시장인 미국사업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다지면서 어깨의 커다란 짐을 하나 내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은 국내 식품사업에서 안정적 실적을 내도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법인의 지속되는 적자 탓에 영업이익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국내 식품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이 대표가 집중하고 있는 미국 두부시장은 2019년 기준 약 1300억 원 규모로 파악된다.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을 함유한 대표적 제품으로 미국의 채식주의자 증가, 소비자들의 건강에 관한 관심 증대 등에 힘입어 2023년까지 한 해 평균 성장률이 4.1%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풀무원이 미국 두부시장에서 독점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풀무원은 미국 두부시장에서 74%에 이르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앞으로 기존 두부에 영양소나 시즈닝을 첨가한 제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두부 밀키트제품을 출시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풀무원 두부가 미국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진 만큼 앞으로 ‘신선함’과 ‘건강함’을 동시에 강조하는 차별화한 고급 제품군 출시로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을 세워뒀다.
풀무원은 올해 반기 사업보고서에서 “풀무원은 미국시장에서 풀무원U.S.A. 두부제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어 고급 제품군의 출시가 용이한 점이 강점”이라며 “미국 두부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최대 무기로 하는 주문자 상표부착상품들의 시장진입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대응해 차별화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풀무원은 1991년 대표제품 두부와 소스류 등 신선식품을 들고 미국의 한국 교민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두부’라는 제품 자체가 생소했던 때부터 한국 교민과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두부사업을 펼쳤다.
2004년 미국 유기농식품회사인 ‘와일드우드내추럴푸드’를 인수해 기존 아시안시장에서만 판매하던 두부제품으로 미국 주류시장을 두드렸다. 2009년에는 발아콩 두부를 내놓으면서 유기농시장에서 두부 제품 선두주자로 올라설 기틀을 다졌다.
한국 교민시장과 아시아인 대상 시장은 규모와 성장성이 제한적인데다 현지기업들과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 등이 낮다보니 미국시장에서 크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를 지속했다.
그러나 두부가 단순한 유기농 제품, 아시안푸드를 넘어서 건강에 좋은 식물성 단백질 제품으로 떠오르면서 미국시장에서 성장세를 타게 됐다. 그 뒤 미국 두부 1위 브랜드를 인수해 성공적 시너지를 내면서 20년을 공략한 뚝심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풀무원은 2016년 미국 두부시장 1위 기업인 ‘비타소이’(Vitasoy)로부터 나소야를 인수하면서 유기농, 아시안시장을 넘어 미국 식료품 소매 유통채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풀무원은 2018년 미국 두부사업에서 매출 약 1천억 원을 거뒀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이 11.1%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