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이사가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실적 부진과 회계이슈 논란을 겪었던 차바이오텍의 반전을 꾀하고 있다.
3일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탯줄에서 유래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해 개발하고 있는 뇌졸중 치료제 ‘코드스템-ST’의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드스템-ST는 급성 뇌졸중 치료를 위해 차바이오텍이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신약이다.
급성 뇌졸중은 염증반응이 증가되면서 뇌신경세포 손상이 심해지고 뇌신경세포의 회복이 억제돼 신체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코드스템-ST는 임상1/2a상에서 염증반응을 강력히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코드스템-ST이 염증매개물질을 통제해 신경세포의 손상을 줄여 신경학적 호전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대표는 6월 50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자금을 확보했으며 10월 세계신경과학회에 참여해 그동안의 임상 성과를 공개하며 뇌졸중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동력을 모으고 있다.
오 대표는 “글로벌 학회 발표로 차바이오텍의 코드스템-ST가 혁신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재확인했다”며 “연구를 토대로 후속 연구와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코드스템-ST의 경쟁약물은 적은 반면에 뇌졸중 치료제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뇌경색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는 2014년보다 11.2% 증가했다.
뇌졸중 환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혈전용해제인 조직 플로스모겐 활성화제가 유일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브 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세계 뇌졸중 치료제시장 규모는 2조8천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2030년에는 시장이 6조8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바이오텍이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수조 원대의 치료제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드스템-ST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미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임상2상이 마무리되면 바로 국내에 시판할 수 있다.
전상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바이오텍이 예상하고 있는 뇌졸중 치료제 상용화 시점은 2021년”이라며 “2021년 국내 뇌졸중 환자 수는 약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국내시장만 약 3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바이오텍이 뇌졸중 치료제 개발을 통해 그동안 회계이슈와 실적 부진으로 떨어진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차바이오텍은 2018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36억 원을 냈다고 4월 밝혔다가 영업손실 17억 원으로 잠정실적을 변경해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차바이오텍의 외부감사를 담당하는 안진회계법인이 내부 회계관리제도를 놓고 '비적정'이라는 단서를 달아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