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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롯데그룹 '신동빈 시대' 절반의 개막, 넘어야 할 산 많아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7-17 17: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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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롯데그룹 '신동빈 시대' 절반의 개막, 넘어야 할 산 많아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기념 및 안전기원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롯데그룹에 신동빈 회장 시대가 열렸다. 신 회장은 한국롯데와 일본롯데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를 물려받으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광윤사 지분을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물려받아야 신동주 전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지분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서라도 일본롯데를 성장시켜 경영능력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보여줘야 한다.

◆ 일본롯데의 해외법인들 되살릴까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되면서 한일 롯데그룹의 협력을 통해 사업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롯데그룹은 일본롯데가 롯데제과 등 식품부문에서 높은 기술력과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만큼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식품회사들의 역량을 한 데 모을 것으로 기대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일 롯데가 해외시장을 따로 개척했지만 앞으로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동반진출을 통해 글로벌사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한국롯데의 현금창출원인 롯데쇼핑의 경영실적 부진을 안은 채 일본롯데의 성장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롯데는 그동안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합작 해외법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일본롯데와 합작한 해외법인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본롯데의 해외법인들은 1분기 매출 548억 원과 영업손실 18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3% 떨어졌고 영업손실은 230억 원 가량 줄었다.

일본롯데가 경영을 맡아 온 ‘롯데 차이나푸드’의 중국 북경공장 가동률은 13.7%에 머물렀다. 상하이공장 역시 2007년 이후 8년째 손실이 이어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제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그동안 한국롯데와 일본롯데의 관계가 애매해 영업전략을 세게 밀어붙이지 못했다”며 “롯데제과가 국내에서 펩시코를 통해 과자를 판매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는 등 사업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광윤사’ 지분도 물려받을까

신 회장이 경영권은 승계했지만 롯데그룹을 완전히 물려받았다고 말하기에 아직 이르다.

일본 광윤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으며 롯데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불린다.

  한-일 롯데그룹 '신동빈 시대' 절반의 개막, 넘어야 할 산 많아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27.65%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의 호텔롯데 지분을 19.07% 보유한 대주주다. 호텔롯데는 국내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즉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은 광윤사를 정점으로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롯데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각각 20% 정도씩 비슷하게 보유하고 있다. 다른 주요 계열사의 경우도 형제가 보유한 지분은 엇비슷하다.

롯데쇼핑의 경우 신 회장의 지분은 13.46%, 신 전 부회장의 지분은 13.45%로 비슷하다. 형제가 지분확보 싸움을 벌였던 롯데제과 지분 역시 지분율 차이가 1.39%밖에 나지 않는다.

롯데칠성음료는 신 회장이 5.71%,  신 전 부회장이 2.83%를 갖고 있다. 롯데푸드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보유지분이 각각 1.96%로 같다. 호텔롯데 지분은 둘 다 보유하고 있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광윤사 지분을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물려받아야 신 회장이 비로소 롯데그룹을 승계하게 된다”며 “신 회장이 일본롯데에서도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광윤사 지분도 물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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