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동남아시아에서 영업망을 구축하기 위해 베트남에 이어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대주주인 한화자산운용이 싱가포르에서 기반을 마련해 놓은 만큼 투자상품 판매, 대체투자 등에서 시너지를 통해 싱가포르 자본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다.
29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해외진출 확대 전략에 따라 동남아시아 국가에 현지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싱가포르는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한 곳”이라고 말을 아꼈다.
권 대표가 올해 들어 해외사업을 확대에 힘을 싣고 있는데 조만간 싱가포르 등 해외법인 설립 후보 국가를 대상으로 금융시장 환경 조사를 하는 등 법인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이 동남아시아에서 현지법인을 세울 곳으로 싱가포르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이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세우면 대주주인 한화자산운용과 다양한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은 2015년 싱가포르 법인을 세운 뒤 올해 9월 공모펀드를 설정해 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등 싱가포르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한화자산운용이 싱가포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식형, 채권형, 대체투자형 펀드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한화투자증권은 싱가포르 투자자들에게 한화자산운용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투자금융(IB) 부문에서도 싱가포르에서 부동산, 사회기반시설 등 대체투자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할 수 있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국내와 해외에서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9월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미국 시카고 주차장 운영기업 ‘시카고파킹미터’에 28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대체투자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이 현지법인을 세울 후보 국가로 꼽히는 데 한화투자증권은 4월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며 이미 베트남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캄보디아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자본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만큼 해외진출 후발주자인 한화투자증권이 아무런 기반 없이 현지법인을 운영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권 대표는 올해 들어 부쩍 동남아시아에서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7월 말 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며 한화투자증권의 자본규모가 1조 원 이상 커졌기 때문이다.
4월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에 이은 유상증자 260억 원을 진행했으며 9월에는 싱가포르 투자 플랫폼회사 캡브리지그룹에 50억 원을 투자했다.
권 대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성장성 높은 동남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고객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구체적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