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호텔신라가 똑같이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승리했지만 주가에서 큰 온도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주가가 나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반면 호텔신라 주가는 미지근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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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15일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10일 서울 시내면세점 대기업군에 선정되면서 주가가 9일 종가에 비해 180%가량 뛰었다. 시가총액도 지난 9일 3600억 원이었으나 15일 1조2천억 원으로 불어났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이처럼 전리품을 챙기고 있는 동안 호텔신라 주가는 발표 이후 기대만큼의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호텔신라 주가는 면세사업자가 결정된 뒤 장이 열린 13일 초반 14만 원대로 치솟으며 상승탄력이 붙는 듯 했으나 15일까지 13만 원대 중반을 오가고 있다.
호텔신라의 주가상승률은 면세사업자 선정 발표 이후 15%에 약간 못 미친다. 호텔신라는 주가에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한참 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를 유통주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발행주식이 600만 주, 자기주식을 제외한 유통주식이 589만여 주에 불과하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점도 주가상승률의 차이를 부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한화갤러리아가 최대주주로 지분율이 69.45%에 이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지분을 직접 들고 있지 않다. 김 회장도 지주사격인 한화의 최대주주로서 면세점사업자 선정에 따른 직간접효과를 누렸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한화-한화케미칼-한화갤러리아-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연결돼 있다.
반면 호텔신라의 경우 외국인 지분만 36.77%에 이르고 유통주식도 3861만여 주나 된다. 그만큼 외부재료에 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구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원래 회사규모가 작아 신사업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매출 1603억 원, 영업이익은 334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애초 유력후보로 꼽히지 않다가 반전을 이뤄낸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깜짝' 선정되자 주가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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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반면 호텔신라의 경우 발표 전부터 유력후보로 일찌감치 거명되면서 선정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의 단기급등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사업자 발표 이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목표주가를 대폭 올렸다. 그러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주가를 이미 가볍게 넘어섰거나 목표주가에 육박해 있다.
한국거래소는 15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대해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 종목으로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면세점 선정효과가 진정세를 보이고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결국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주가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