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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전에서 최대승자로 손꼽힌다.
정 회장은 면세점사업을 현대산업개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고 아이파크몰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복합개발사업자로 현대산업개발의 위상을 올릴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13일 모두 14곳의 증권사가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10곳이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특히 2곳은 ‘강력매수’로 현대산업개발의 향후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증권사 12곳은 현대산업개발 목표주가를 높였다. 평균 목표주가 상승폭은 23.5%에 이른다. 신영증권이 10만2천 원으로 최고치를 제시했고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낸 교보증권도 목표주가로 7만4천 원을 내놓아 현대산업개발 현재 주가인 6만7400원을 10% 상회했다.
그만큼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호텔신라와 손잡고 승자가 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서 삼성물산 저평가 논란이 나타났듯이 건설업종의 미래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면세점사업은 현대산업개발에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 건설사들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은 일본의 디벨로퍼들처럼 업태확장으로 성장구조를 확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대산업개발은 주력인 주택사업이 업황 변동성도 크고 성장성도 한계에 봉착한 산업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며 “면세점사업이 이런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점에서 면세점사업 도전은 정몽규 회장의 ‘신의 한 수’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정 회장이 올해 1월 면세점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건설회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유통사업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회장이 면세점사업의 강자인 호텔신라와 손을 잡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현대산업개발의 용산역 입지와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 노하우가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평가를 들으며 가장 강력한 시내면세점 후보로 떠올랐다.
정 회장은 직접 면세점 도면을 꼼꼼히 검토하는 등 실무수준에서 면세점 입찰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태스크포스 사무실을 자주 찾으며 물심양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정 회장은 면세점사업에 공을 들였다.
정 회장은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도전 반 년 만에 롯데그룹, SK그룹, 신세계그룹 등 쟁쟁한 그룹들의 벽을 넘어 면세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현대산업개발과 자회사인 현대아이파크몰은 HDC신라면세점 지분을 각각 25%씩 보유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매출 절반이 현대산업개발 실적으로 반영되는 셈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HDC신라면세점이 거둘 매출을 1조2천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이 예상한 매출은 1조5천억 원이다. 이를 놓고 보면 현대산업개발이 약 6천억~7500억 원의 매출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산업개발이 면세점사업 진출을 통해 얻는 의미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이 주택건설사에서 복합개발사업자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는 것이 더욱 높게 평가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사업을 계기로 삼성파크하얏트호텔과 부산아이파크몰 등 수익창출형 복합개발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복합개발 시너지는 이제 시작일뿐”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산업개발의 기존사업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산업개발이 면세점 공사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아이파크몰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용산 시내면세점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 3500억 원 가운데 2500억 원이 공사비인데 현대산업개발이 공사를 맡을 것”이라며 “아이파크몰도 임대료 수입 증가와 집객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임대료가 낮았던 아이파크몰 디지털관이 면세점으로 전환돼 현대아이파크몰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