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이율을 낮추면 보험료가 높아져 신계약을 늘리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화생명이 예정이율 인하시기, 인하폭 등을 두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15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운용자산이익률 하락과 역마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정이율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예정이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인하시기, 인하폭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보험회사는 예상수익률을 고려해 보험료를 결정하는 데 예정이율을 낮추면 고객들에게 같은 수준의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를 올려야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려가면 보험료는 5~6% 정도 오른다.
한국은행이 16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정이율을 인하해야 하는 유인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데 이어 16일 기준금리를 또 낮추게 되면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채권금리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기준으로 운용자산 92조 원 가운데 41%를 국내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신계약에 적용하는 예정이율을 낮춰 보험판매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들이 신계약과 관련해 예정이율 인하, 금리에 덜 민감한 상품 판매와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예정이율을 낮추면 보험료가 높아지고 해지환급금이 줄어들어 영업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상품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고려하면 예정이율 인하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예정이율을 낮추더라도 예정이율 인하시기와 인하폭은 고민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운용자산 이익률 하락은 한화생명뿐 아니라 다른 보험사들에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보험사들도 예정이율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만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예정이율을 크게 낮추면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험료도 크게 오르기 때문에 신계약을 늘리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화생명은 신계약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 올해 안에 예정이율을 낮추는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회사들은 일반적으로 1월1일 보험상품을 개정해 출시하는 데 상품개정에 앞서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예정이율을 결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8월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근 금리가 인하되고 있어 예정이율 인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가급적 빨리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