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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준 커리어케어 상무(글로벌사업본부 부문장)가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커리어케어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글로벌 시장의 인재 채용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국내기업들이 해외인재를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대폭 넓히면서 해외인재를 영입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능력이 입증된 시니어급 경력자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과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사업부문 부회장 등 국내에서 유명세를 쌓은 외국인 임원들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해외인재를 영입한 뒤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직원의 퇴직률이 한국인 직원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업들도 외국인 직원이 입사한 지 2~3년 안에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
www.careercare.co.kr)의 박혜준 상무(글로벌사업본부 부문장)는 국내기업들이 해외인재를 채용한 뒤 능력을 전문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커리어케어에서 외국인 인재 발굴과 채용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글로벌사업본부 부문장을 맡고 있다. 그만큼 국내기업이 해외인재를 뽑고 관리하는 과정을 잘 알고 있다.
박 상무는 해외기업이 국내인재를 찾는 요청도 꾸준하게 들어온다고 밝혔다. 국내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우리나라 인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해외기업에 취업하려는 국내인재들에게 업무 전문성을 가장 먼저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언어능력과 적극성을 키우는 것도 글로벌기업에서 살아남는 데 필수적 요소라고 덧붙였다.
- 국내기업이 최근 해외인재 채용을 크게 늘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삼성전자가 글로벌시장에 안착한 이래 IT, 자동차, 철강,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선발기업의 경력과 해외 현지시장에 대한 직관을 보유한 해외인재를 확보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IT, 통신, 전자 등 여러 분야에 속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현지 인재를 고용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런 기업들이 한국인 교포뿐 아니라 현지인력을 찾아 채용을 주선해 달라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 국내기업이 올해 하반기에 진행할 해외인재 채용동향은 어떠한가?
“국내기업은 이전부터 기술개발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일본인들을 기술자문이나 고문으로 영입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업계도 최근 외국인 연구개발(R&D)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채용해 한국 본사와 해외 연구개발센터에 배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몇몇 제약회사도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현지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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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준 커리어케어 글로벌사업본부 부문장 상무. |
- 국내기업이 선호하는 해외인재는 어떤 특징을 갖췄는가?
“국내기업들은 한국의 기업문화에 잘 적응하고 조직원들과 융화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해외인재를 어렵게 데려왔는데 성과를 내기도 전에 본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해외의 선진적 경험을 조직에 접목시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셈이다.”
- 해외인재들이 국내기업에서 겪는 가장 큰 문화적 차이는 무엇인가?
국내기업에 들어온 해외인재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상명하달식 소통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이들은 언어 문제에 따른 의사소통뿐 아니라 여러 명의 상사에 대응해야 하는 문제도 겪는다.
회사의 결정에 따라 보직이 변경되는 것도 외국계 기업에서 흔한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해외인재들이 국내기업 조직에 적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 해외인재들이 겪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기업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기업문화는 짧은 시간 안에 고치는 것이 어렵다. 이 때문에 해외인재를 뽑을 때 입사 전 각자의 기업문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업무조건과 영역을 확실하게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사한 뒤 권한을 확실하게 주면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만들어두는 계획을 짜야 한다.”
- 커리어케어는 국내기업과 해외인재 간의 문화적 차이를 줄이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커리어케어의 글로벌사업본부는 해외인재를 발굴할 때부터 한국 전반에 대한 안내와 한국 기업문화 등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인재가 채용된 뒤에도 주기적으로 만나 애로사항을 확인하고 회사에 전달하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다.”
- 해외기업의 우리나라 인재 채용현황은 어떠한가?
“지난해 한 스페인 건설사가 아시아지역 사업을 확장하면서 한국의 건설과 중공업 전문가를 영입했다. 일본에서도 한국의 IT업계 인재를 이전부터 찾고 있으며 최근 중국기업들이 IT, 자동차, 화장품, 문화콘텐츠 분야의 한국인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해외기업은 올해 하반기 어떤 유형의 한국인재를 채용할 것으로 보이는가?
“올해 하반기 국내 IT개발자, 엔지니어, 자동차 연구개발 인재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문화콘텐츠와 화장품 관련 국내 인재를 영입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싱가포르와 홍콩에 위치한 금융기업들도 한국인 전문가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해외기업에서 일자리를 얻으려는 우리나라 인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전문성, 언어능력, 적극성이 기본적 요소가 된다. 취직을 준비할 때부터 다양한 문화와 환경을 접해 글로벌 경험을 쌓는 준비가 필요하다. 업무에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고 2개 이상의 언어능력을 기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