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카드사들의 채용규모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크게 줄어든다.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 등은 지난해와 비슷한 채용규모를 유지하지만 우리카드는 채용규모를 크게 줄였다. 현대카드와 비씨카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지 않는다.
▲ 올해 국내 카드사들의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다. |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 가운데 하반기 신규 채용에 나선 곳은 4곳뿐이다.
올해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비씨카드는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와 비씨카드는 하반기에 별도의 공채를 진행하지 않는 대신 각각 진행한 ‘채용 전환형 인턴십’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는 지난해에도 공채 대신 인턴십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인턴십 중심으로 채용시스템을 바꾸는 이유는 신입사원 교육 훈련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는 현재 매각절차를 밟고 있어 별도로 채용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롯데카드 내부에서는 신규채용은 커녕 조직개편 등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가장 크게 채용규모가 줄어든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극심한 카드업계 불황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00명가량을 채용했다. 당시 “인재 채용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회사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채용 확대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30여 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 직원 수는 2017년 12월까지만 해도 440명가량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716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와 같은 신규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의 채용규모는 지난해 30명에서 올해 35명으로 소폭 늘어났다. 10월1일 10시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신입사원 지원 접수를 받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채용규모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30~4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원 마감은 30일 오후 5시다.
삼성카드 역시 구체적 채용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40여 명을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카드는 아직 하반기 채용을 시작하지 않았으나 채용이 진행되면 지난해와 비슷한 10명 수준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신규채용을 크게 줄이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예견된 수순으로 보인다. 올해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카드사들이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있는 직원도 줄여야 할 판이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채용에 민감한 금융권에서 채용규모를 크게 줄이면 아무래도 정부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현상 유지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카드업계에서는 일할 곳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자조적 얘기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카드사들의 국내 영업점포 수는 215개로 지난해 말 268개보다 19.8%나 줄어들었다.
같은 이유로 카드사 채용규모는 앞으로도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하반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드수수료 환급, 경기 부진에 따른 연체율 상승 가능성 등 악재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채용규모는 줄지만 디지털 관련 직무는 따로 뽑는 점도 주목된다.
KB국민카드는 전체 35명 가운데 정보기술(IT) 직무만 10명을 채용한다. 우리카드 채용 역시 일반분야와 디지털분야로 나뉘어 진행되며 신한카드도 마케팅분야와 데이터사이언스분야로 나뉘어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삼성카드는 경영지원, 데이터분석, IT, 제휴영업 등 4개 부문을 뽑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