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이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친환경차부품 매출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9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온시스템은 4분기부터 친환경차부품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고객사인 폴크스바겐이 유럽에서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은 11월부터 전기차 ‘ID.3’ 양산을 시작한다.
또 다른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도 2020년부터 친환경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유럽 현지에서 코나EV 등을 생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4월 회의에서 2020~2021년 유럽 자동차산업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130g/km에서 95g/km로 줄이기로 확정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완성차기업은 차 1대당 1g/km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배출할 때마다 95유로가량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한온시스템은 두 자동차기업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전동 컴프레서를 공급하는 만큼 올해 4분기부터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특화한 1곳 회사가 도맡아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량 증가는 고스란히 한온시스템의 매출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자동차부품 공급계약은 대개 5년 단위로 갱신되는 만큼 한온시스템은 두 회사를 통해 당분간 안정적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온시스템은 친환경차부품 공급을 늘리면서 공조시스템 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폴크스바겐과 현대차그룹에 친환경차 부품 공급 확대로 한온시스템의 전동식 컴프레서시장 점유율이 2020년 20%에서 2022년 35%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장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열관리 분야 핵심 기술을 향상시킨 덕분에 2023년 매출 10조 원을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온시스템은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인 덕분에 전기차시장에서 매출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은 34년 동안 공조시장에 몸담으며 기술력을 쌓아온 데다 전기차시장 규모가 커지기 전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공조시스템이 친환경차에서 핵심 부품으로 중요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온시스템은 기술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쥔 셈이다.
한온시스템은 국내 최대의 차량 열관리 전문업체다. 에어컨 등 자동차 공조시스템을 생산하는데 글로벌시장 점유율로 보면 토요타 계열사인 덴소에 이어 2위다.
차량용 공조시스템은 차량의 냉방이나 난방, 환기 등을 위해 공기를 조절하는 부품이다. 기존에는 냉난방 조절 등 편의장치에 머물렀지만 친환경차에서는 핵심부품으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