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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할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7-05 04: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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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할까  
▲ 임종룡 금융위원장. <뉴시스>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계획을 확정한 뒤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려는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예금부터 대출까지 모든 은행서비스를 영업점 없이 운영하는 온라인 전용 은행이다.

금융위는 현행법 아래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할 수 있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1차 신청을 받아 올해 안에 첫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예비인가를 주기로 했다.

금융위는 그 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한도를 현행 4%에서 50%로 올리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2차 신청을 받아 추가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선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누가 1차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인가를 받을지 주목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회사들은 일정 이상의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의 온라인뱅킹과 차별화 점이 부족해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누가 먼저 인터넷전문은행을 차지할까

금융위는 1~2사업자를 대상으로 올해 9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시범적 예비인가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은 2016년 중순경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 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불붙고 있다.

금융위가 은행업 경쟁의 활성화라는 목적에 걸맞게 시중은행에 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내주는 것을 꺼리고 있어 제2금융권과 전자결제회사가 1호 인터넷전문은행의 명예를 차지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6월23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미래에셋증권이 주도적 역할을 할 기회가 주어진 것을 환영한다”며 “회사 안에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할까  
▲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 <뉴시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계열 증권사다. 금융자본으로 분류되는 만큼 현행법 아래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울 수 있어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후보로 유력하게 꼽힌다.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도 최근 “다른 증권사와 컨소시엄을 맺거나 독자설립을 추진하는 방안 등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인가를 받는 1~2곳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999년 출범한 국내 제1호 온라인 전문 증권회사다. 홍 사장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온라인 경험을 살려 증권업과 연계한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짜고 있다.

전자결제회사인 KG이니시스와 다날도 인터넷전문은행 1차 예비인가를 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은행, 증권사, IT기업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각각 10만 개와 3만4천 개의 국내 온오프라인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빅데이터를 통한 결제서비스에 주력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G이니시스는 자회사인 휴대폰결제회사인 KG모빌리언스를 비롯해 참여형 주주가 모인 컨소시엄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G이니시스는 모든 주주가 30%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고 일정지분은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받는데 차별성으로 이런 구성을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다날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전자결제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해외도 공략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 장점으로 내세우려고 한다.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부산은행 등이 인터넷전문은행 1차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가 시중은행에게 1차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내주는 데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는 은행업계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하려다 보니 제2금융권이나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것을 바라고 있다.

◆ 인터넷전문은행은 사업이 될까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면 시중은행들이 독점하고 있던 은행시장의 과점구도가 깨질 것으로 기대한다. 증권사나 IT기업 등 비은행사업자를 은행업에 진입시켜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은 과점적 양상을 보이는 은행의 영업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라며 “금융권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도 6월18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중은행이 은행과 똑같은 모양의 인터넷전문은행 자회사를 만드는 데 대해 설립인가를 내주는 것은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본취지에 걸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증권과 보험 등 제2금융권이 중심이 되어 인터넷전문은행 1차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IT기업이나 유통, 통신 등 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기업참여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제2금융권과 IT기업 등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때 수익성을 따져볼 것으로 바라본다.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해야 금융위의 기대대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위는 기존의 온라인뱅킹 플랫폼을 활용하고 고객의 편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회사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보통신기술기업 등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려는 목적은 이윤추구”라고 지적했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할까  
▲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 인터넷전문은행 수익성에 엇갈린 전망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과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바라본다.

도규상 국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를 보면 모기업의 영업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시중은행과 다른 방식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대부분 살아남았다”며 “인가 심사과정에서 사업모델의 타당성, 혁신성, 생존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일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기존 은행과 같은 규제를 받으며 경쟁하고 있지만 수익과 성장을 모두 이뤘다”며 “모기업의 핵심사업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렛대로 기능할 때 인터넷전문은행도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충분한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버금가는 온라인뱅킹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차별화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온라인뱅킹 등 기존 결제시스템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 도입되더라도 해외처럼 성공적으로 영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시장에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수익을 내기 위해 개인고객을 위한 소액신용대출 등에 집중하게 되면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시중은행의 경쟁력 확보라는 목적은 퇴색될 수도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기업 등 비금융사업자가 참여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이윤을 내기 위해 은행과 경쟁하는 대신 비은행 여신시장을 놓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사업자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중은행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키움증권과 다음카카오의 선택은?

은행법이 개정된 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2차 신청에 참여하려는 사업자들도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2016년 3월 이후 2차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은행법 개정안이 올해 말에 국회를 통과한다고 전제해도 효력이 발생하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일러야 내년 3월 설립신청을 받을 수 있게 된다.

2차 때 산업자본이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초기 자본금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이 검증되기 전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신청해야 한다.

업계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2차 신청에 참여할 유력후보로 키움증권이 꼽힌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할까  
▲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키움증권 지분 47.7%를 보유한 IT기업 다우기술이다. 키움증권이 2차 신청에 참여할 경우 다우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보유지분 한도를 50%로 높이면서 좀 더 안정적 인터넷전문은행 지분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장을 선점한다고 해서 앞서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본다”며 “설립의지가 확고하지만 섣불리 뛰어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를 비롯한 IT기업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2차 신청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현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IT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하려면 은행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며 “법 개정과 금융위의 심사기간 등을 고려하면 IT기업들이 2016년 하반기나 돼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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