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완전경쟁체제’ 도입에 힘입어 국내외시장에서 좋은 거래를 따내며 투자금융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8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투자의 독특한 조직구성 덕분에 투자금융사업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실물투자금융본부, 글로벌사업본부, 부동산금융본부 등 투자금융(IB) 관련해 모두 6개 본부를 두고 있는데 투자대상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사실상 부서끼리 ‘완전경쟁’을 벌이는 구조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 실물투자금융본부에서 1조2천억 원 규모의 독일 오피스빌딩 ‘더스퀘어’를 인수하기도 했고 글로벌사업본부에서는 인프라자산에 해당하는 스웨덴 풍력발전 관련 회사에 지분투자를 벌였다.
인프라자산에 집중하는 실물투자금융본부에서 해외 오피스빌딩을, 글로벌사업본부에서 인프라자산에 투자하는 등 각 부서가 기존에 집중하던 분야가 아니더라도 투자기회를 잡고 있는 셈이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및 해외의 굵직한 거래를 따내며 투자금융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금융 부문 순이익은 2016년 198억 원에서 2017년 591억 원, 지난해 1159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순이익 1050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크게 늘었다.
지난해부터 스페인 태양광발전소 지분 인수, 폴란드 BNP파리바 본사건물 인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피스빌딩 투자 등 굵직한 투자기회를 잡은 덕분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투자가 투자금융 부서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대신 철저한 성과주의체계를 도입한 점도 투자금융역량 강화의 큰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부동산금융본부가 부동산거래를 잇따라 따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회사 차원에서 해당 부서의 자기자본(PI)투자 고유계정(북) 사용한도를 소폭 늘리기도 했다.
자기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한도가 증가하면 투자거래에 참여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하나금융투자의 성과 위주 경쟁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로 8월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내부의 두 곳 부서에서 입찰에 참여해 하나금융투자와 컨소시엄을 꾸렸던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입찰공고를 낸 부산항만공사는 한 회사의 중복입찰을 제한해두고 있었는데 하나금융투자의 두 부서가 각각 컨소시엄을 꾸려 참가해 결국 컨소시엄이 모두 탈락하게 됐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내부에서 투자심의위원회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만큼 사전에 투자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며 “부서간에 협력을 하는 사례가 많지 내부경쟁이 치열한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